본문 바로가기

김강우

돈의맛 (The Taste Of Money, 2012) 임상수 감독의 영화 중에서 유일하게 극장에서 본 영화인데, 포스터와 예고편을 보고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 그런 것일까. 좋은 부분도 많았지만, 조금 실망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일단 너무 설명적이다. 서서히 극단에 치닫게 되고, 오히려 극단에 닿는 순간 공감을 일으키는, 보편의 정서가 생기는 묘한 경험이 임상수 영화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시작부터 모든 것을 보여주고 계속해서 설명해주고 끝에서는 어설프게 착해진다.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하고 다 보여주는 임상수는 뭔가 어색하다. 내가 기대한 그의 방식이 아니기에 이렇게 느낀 것일지도 모르겠다. 영화 보면서 궁금했던 두 가지. 하나는 달시파켓 맡은 역할의 한국어와 영어 혼용. 영화평론가 달시파켓을 정말 좋아하기에, 그가 연기를 한다는 것도 신.. 더보기
하하하 두 남자가 만나게 되고, 그 둘은 둘 다 지난 여름에 통영에 있었음을 알게 되고 함께 막걸리를 마시며 통영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 대화한다. 난 홍상수를 '해변의 여인'으로 만났다. 그 당시 그의 영화에 대해서 별 감흥이 없었다. 그의 영화가 좋아진 것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때부터였다.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모두 귀여웠다. 그가 보여준 사람들간의 관계도 흥미로웠다. 이 두 편 사이의 간격은 그리 길지 않았다. 그 사이에 내게 특별히 많은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니다. 다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전에는 내가 속물이라고 욕하고 경계하던 사람들을, 이제는 나도 속물이고 저 사람들과 결국 똑같은 놈이니까라고 체념하고 웃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하하하'의 홍상수는 여전하다. 이렇게 현실적인 로맨틱 코미디를 홍상수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