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잊지 못할 추석이 있다.
추석 전이었고, 한 목사의 성추행 기사를 블로그에 포스팅했다.
추석연휴를 맞이했고, 블로그에 악플이 달렸다.
연예인이 악플 때문에 자살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물론 죽고싶다는 생각보다는 이들을 다 쫓아가서 찢어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다.
감기도 잘 안 걸리는 나였지만, 악플 때문에 며칠을 앓았다.
기독교 학교를 8년 동안 다녔다.
매일 아침마다 예배를 드렸고, 종교수업을 따로 받았고, 선생님을 따라서 주말에는 교회도 따로 다녔다.
이 시기에, 종교와 정치가 맞물려 발전했던 역사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음을 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김재환 감독은 기독교인이다.
그는 자신의 종교인만큼 더 가열차게 비판한다.
그의 전작인 '트루맛쇼'를 볼 때도 그의 용기에 감탄했다.
가장 민감한 부분을 정면돌파하기 위해서는 정말로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당연히 해야할 질문이지만 사람들이 눈치보느라 망설이고 있을 때, 김재환 감독은 당당하게 소리치며 전진한다.
정작 이 영화를 봐야할 사람들은 이 영화를 안 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분명 세상을 바꾸고 있다.
작은 영화처럼 보이는 이 영화가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움직임의 한 축이었음을 알게 되는 그 순간이 얼른 오기를 기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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