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를 보면 놀라운 순간이 많다.
일단 그는 완전하게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보다 기존의 것을 어떻게 재구성하느냐에 훨씬 관심이 많다.
그 덕분에 수많은 오마쥬가 아주 노골적으로 묻어난다.
그의 각본 속 긴 수다들은 분명 영양가도 없고 영화의 개연성에도 별 상관이 없음에도 그 대화 자체를 자꾸 곱씹게 되는 불량식품 같다.
엄청나게 많은 인물과 고유명사들이 나오는데, 타란티노처럼 고유명사의 힘, 인물에 이름을 부여한다는 것의 의미를 잘 아는 이가 있을까 싶다.
대화만으로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것에 있어서는 그가 영화역사를 통틀어서도 최고일 것이다.
'장고'는 타란티노의 팬이라면 예상할 장면과 전개로 가득하다.
그는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글을 쓰다 보면 인물들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가 많은데, 타란티노는 어쩌면 모든 것을 다 지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영화 속 단점들조차 달콤해서 다 삼켜버리고 싶다.
시시한 영화들을 보고나면 자연스럽게 그의 영화를 한 번 더 보게 되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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