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광화문 스폰지하우스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광화문 스폰지하우스에서 수많은 영화를 봤다.
가장 인상 깊었던 영화는 재개봉한 '중경삼림'과 '원스'이다.
그 덕분에 홍대에서 버스킹공연을 볼 때보다도 광화문에 갔을 때 '원스' 생각이 더 많이 났던 것 같다.
존 카니 감독의 영화이기에 음악은 분명 기대 이상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극장에 갔다.
음악이 좋았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고, 존 카니는 음악으로 이뤄낼 수 있는 작은 서사를 보여주는데 있어서 정말 탁월한 감독이다.
문제아들이 가득한 학교 배경은 켄로치의 영화를 떠오르게 했다.
영화 속 인물들은 아일랜드를 떠나 영국으로 가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과연 그럴까라는 회의적인 생각이 든 것 또한 켄로치 영화에서 봐온 풍경들 때문인 것 같다.
사랑에 빠져서 음악을 시작한다.
아마 음악을 시작하는 가장 보편적인 이유이자 누구나 공감할 이유가 아닐까.
음악과 관련된 거의 모든 순간에는 사랑이 깃들어 있다.
뻔할 수 있는 영화를 특별하게 보여주는 힘, 존 카니 감독의 경우 그 힘을 음악으로부터 찾아낸다.
영화 보고 지금까지 내내 'drive it like you stole it'을 듣고 있다.
그 어떤 후크송보다도 큰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음악에다 무모함까지 더해진 이 영화의 풍경들이 더없이 낭만적으로 보였다.
'대책없이 해피엔딩'이라는 김중혁과 김연수가 함께 쓴 책 제목이 떠오른다.
어쩌면 진짜 해피엔딩은 대책이 없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닐까.
걱정 가지고는 그 무엇도 시작하기 힘들다.
대책없이 해피엔딩, 이라고 외칠 수 있는 순간이 올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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