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영화에 대해서 말할 때 제일 조심스럽고 힘들다.
그저 '좋았다'라는 말만 뱉을 뿐.
진짜 진실은 없고, 서로 진실이고 싶은 것을 믿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진실은 없고, 서로 진실이라고 믿고 싶은 것에 대해 말하는데 소통이 되고 있는게 참 신기하다.
해원은 세상에 비밀은 없다고, 결국 모두 다 알게 된다고 말하지만, 난 아직도 이 영화의 비밀을 잘 모르겠다.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 비밀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
이 영화가 정은채라는 배우를 위한 영화라는 것 말고는 그 어떤 것도 확신해서 말 할 수 없다.
해원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그녀의 며칠을 지켜보고, 그녀의 꿈까지 봐버렸지만 쉽게 말 한 마디 할 수 없다.
아마 홍상수가 만들어낸 수많은 인물들에게 난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저 그들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듣고 싶을 것 같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꿈에 대한 수많은 시들보다도 기형도의 시 '소리의 뼈'가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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