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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키드먼

물랑 루즈 (Moulin Rouge, 2001) '알라딘'이 한동안 인기였다. 처음으로 4D로 본 영화가 '알라딘'인데, 신드롬이 이해가 안 될 만큼 평범한 작품이었다. 이와 비슷하게 '보헤미안 랩소디'도 열풍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내 취향과 맞는 작품들은 아니었다. '알라딘'은 별로였지만, '레미제라블'에 이어서 '물랑루즈'에 감동한 걸 보면 뮤지컬영화를 싫어하는 건 아닌 듯 하다. '물랑루즈'는 후반부부터는 눈에 휴지를 꽂아두고 봤다. 니콜 키드먼이 극을 지배했다. 슬픔을 감추고 태연하게 삶을 전진시키는 이를 보는 일은 슬프다. '물랑루즈'를 조잡하다고 욕하는 이들도 있지만 기교만 있고 알맹이가 없는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슬픔을 감추기 위해 과장되게 기쁜 척 하는 샤딘의 감정이 영화 전체의 방법론과 겹쳐지면서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분명 뻔한 설정.. 더보기
투 다이 포 (To Die For, 1995)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작품 중에 가장 잘 만든 건 '굿 윌 헌팅'이라고 생각하지만, 기획이 잘 된 작품이지 구스 반 산트의 색이 강한 작품이라는 생각은 안 든다. 구스 반 산트의 가장 사랑스러운 작품이라면 '레스트리스'겠지만, 그의 스타일에 맞게 가장 잘 짜여진 작품은 '투 다이 포'가 아닐까 싶다. 괴상한 분위기부터 조잡해보이는 편집과 욕망에 대한 고찰까지, 구석구석 살펴봐도 구스 반 산트스럽다. 니콜 키드먼는 호주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이후에도 토니 스콧, 로버트 벤튼 등 비교적 좋은 감독들과 호흡을 맞춰왔지만 처음부터 연기력으로 인정 받은 건 아니다. 오히려 미디어에서 니콜 키드먼의 미모에 집중하고 연기력에 대한 평가절하가 이뤄질 시기에 반전을 이뤄낸 작품이 '투 다이 포'다. 아이러니하게도 '투 다.. 더보기
아이즈 와이드 셧 (Eyes Wide Shut, 1999)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쉽지 않은 영화였다. 명작이라는 평가에 짓눌려서 봤는데, 솔직히 지루한 게 더 컸다. 그러나 스탠리 큐브릭의 다른 작품들은 늘 흥미롭다. '시계태엽 오렌지'와 '샤이닝'은 내내 흥미롭게 전개된다. 씨엠립 호텔에서 본 '아이즈 와이드 셧'도 마찬가지다. 누구도 자신의 죽음을 확신할 수 없기에, 스탠리 큐브릭도 이 작품이 자신의 유작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거다. 거장의 유작이 욕망을 다루고 있다는 건 흥미롭다.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은 촬영 당시 실제 부부였는데, 줄거리에 몰입하다 보면 실제 생활에도 지장이 있지 않을까 싶을 만큼 도발적이다. 도발적이라는 말보다 노골적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숨기고 싶어하는 욕망을 대놓고 말하고 있으니까. 니콜 키드먼은 사회가 규.. 더보기
디 아워스 (The Hours, 2002) 캄보디아 씨엠립으로 가는 에어 서울 비행기 안에서 봤다. 예전에는 비행기 타기 전에 영화를 잔뜩 챙겨갔는데, 이젠 내가 비행기에서 영화를 많이 못 본다는 걸 인정했다. 비행기에서는 류준열 주연의 '돈'을 상영해줬는데, 난 태블릿으로 '디아워즈'를 봤다. 배우 라인업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다. 세 주연배우만으로도 꿈의 조합인데, 조연들까지 굉장하다. 존c라일라부터 애드 해리스, 클레어 데인즈, 앨리슨 제니, 토니 콜렛까지 다 보게 될 줄이야. 니콜 키드먼은 분장까지 해서 버지니아 울프로 변신했다.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까지 받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줄리안 무어가 더 인상적이었다. 메릴 스트립은 무슨 작품에 나오도 연기를 잘하니까 따로 평하는 게 사치스럽게 느껴진다. 베를린 영화제에서 세 배우가 공동으로 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