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deeperthanblue 2011. 1. 20. 14:10



뒤늦게 홍상수 감독의 데뷔작을 보게 되었다.
구효서의 '낯선 여름'이 원작 소설인데 그의 데뷔작은 그의 최근작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본성과 관계에 대해서 말한다.
나 자신에게서 보아온 모습도, 내 주변 사람들에게서 보아온 모습도, 홍상수의 카메라 안에서는 왜 이렇게 신비롭게 보이는걸까.
위선적인 이들의 모습을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일까.

어른이 되었을 때, 연애를 하게 되었을 때, 누군가와 헤어졌을 때, 큰 상처를 입었을 때,
무엇인가 세상에 한 발 디딜 때마다, 내가 모르는 세상의 면면을 접할 때마다 내게 다가오는 홍상수의 의미가 바뀌어감을 느낀다.

내가 그의 영화를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보았다면 어땠을까.
내가 그의 데뷔작이 나온 시기에 어른이었다면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