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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1

캡틴 판타스틱 (Captain Fantastic , 2016) '프랭크'와 짝을 이룬 작품이라고 느껴졌다. 사회의 규범과 다른 선택을 한 이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일까. 비고 모텐슨이야 원래 좋은 배우라고 치더라도, 자식들로 나온 여섯 명의 배우 모두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게 놀랍다. 이런 작품을 보면 연기디렉팅 방식이 제일 궁금해진다. 왓챠를 시작하고 안 좋은 습관 중 하나라면 평점부터 생각한다. 그러나 평점은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뀐다. 왓챠 평점 바꾸기가 취미 중 하나다. 슬플 때 봐서 그런지 중간부터는 영화 속 상황에 상상으로 살을 붙여서 괜히 더 울면서 봤다. 이렇게 보고 나면 내가 내 상상을 본 건지 영화를 본 건지 헷갈린다. 덕분에 왓챠에 처음 준 평점과 지금 평점이 다르다. 감정이 식고나면 좀 더 냉정하게 보게 되니까. 몰입하게 만들었다면 그걸로 된 게 아.. 더보기
윈드 리버 (Wind River , 2016) 테일러 쉐리던의 이전 두 작품인 '시카리오'와 '로스트 인 더스트'를 너무 좋아해서, 2010년대 가장 좋아하는 시나리오 작가를 말하라고 해도 그의 이름을 말할 수 있을 정도다. 그가 이전에 영화 한편을 연출했다가 혹평 받고, 비중이 크지 않은 배역으로 연기를 해왔다는 이력도 흥미롭다. 어떤 산업 안에서 계속 일해왔는데, 자신이 가장 잘 맞는 분야가 다른 분야라는 걸 알았을 때는 어떤 기분일까. '윈드 리버'는 이전 작들에 비하면 감정적이다. 이전 작품에서 보여준 차가움보다는 복수의 감정이 좀 더 노골적인데, 대신 배경이 되는 도시가 보여주는 차가움이 크다. 차갑게 보여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국내 개봉 당시에는 못 보고 왓챠플레이로 봤는데, 왓챠에는 감독판이 등록되어 있다. 감독판과 국내개봉판은 몇 .. 더보기
경계선 (GRANS , BORDER , 2018) '렛 미 인'을 쓴 린드크비스트의 단편소설이 원작인데, 환상성을 극대화한 소재가 마음에 든다. 주연배우들의 연기가 좋았고, 무엇보다 메시지를 환상적인 설정으로 풀어낸 게 좋았다. 북유럽신화에서 사회문제까지 모두를 아우르되, 작위적이지 않은 톤으로 풀어냈다는 것만으로도 탁월하다. 블로그 이름을 바꾸고 쓰는 남기는 첫 글인데, 날 것으로 쓰는 게 쉽지 않다. 역시 뭔가 의식하기 시작하면 꼬인다. 티나 같은 선택을 하기에는, 난 나의 신념보다 타인의 시선을 더 의식하는 사람이지 않을까 싶다. 경계선에 서있던 2019년이 끝났고, 2020년이라고 해서 이 고민이 끝날 것 같진 않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