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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

좀비랜드: 더블 탭 (Zombieland: Double Tap , 2019) '좀비랜드' 1편을 좋아했던 이들에게 기분 좋은 팬 서비스로 보이는 속편이다. 완성도는 1편이 더 좋지만, 전편의 캐릭터들을 그대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적당한 킬링타임용 영화다. 새로 등장한 인물 중에 조이 도이치가 눈에 띄는데, 리차드 링클레이터의 '에브리바디 원츠 썸'에 나오는 그 배우가 이 배우일 줄이야. 빌 머레이는 마지막에 마치 보너스처럼 등장하는데, 1편의 팬에게는 종합선물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편까지 나오게 될까. 영화 성격상 과잉이 미덕이 될 수도 있겠지만, 강약조절을 조금만 더해도 팬을 위한 킬링타임 무비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가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더보기
카센타 (NAILED , 2019) 2019년 한국영화 중에 가장 지지하고 싶은 영화는 '카센타'다. '기생충'과 '벌새', '메기' 등은 팬층이 두텁고 비평가들에게 관심을 받았다. '엑시트'는 비평적으로는 좀 더 많은 의논이 나와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관객들에게 사랑받은 작품이다. 그에 반해 '카센타'는 비평이나 흥행 면에서 너무 외면당해서 안타깝다. 일단 리듬이 굉장히 기괴한 작품이다. 분명 진지할 법한 부분에도 밝고 경쾌한 음악이 나오기도 한다. 몇몇 대사는 발음 때문인지 잘 안 들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할 만한 매력적인 요소가 많은 작품이다. 박용우와 조은지, 두 배우를 보니 '달콤 살벌한 연인'이 떠올랐는데 분위기는 다르다. 블랙코미디라기에는 코미디의 비중은 썩 크지 않다. 오히려 씁쓸한 부분이 훨씬 많다. 장사가 .. 더보기
헝거 (Hunger , 2008) 마이클 패스벤더와 스티브 맥퀸은 첫 호흡의 순간부터 빛났다. 아일랜드 관련 역사는 찾아볼수록 마음 아프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의 리암 커닝햄이 신부님으로 등장해서 마이클 패스벤더와 대화하는 롱테이크 부분은 의미심장하다. 하필이면 리암 커닝햄이 나왔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도 아일랜드 독립운동과 관련된 내용이었으니까. 둘의 대화가 작위적일 법도 한데, 오히려 서로 다른 신념의 충돌을 통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해졋다. 스티브 맥퀸은 데뷔작부터 몸으로 말한다. 특히 영화 앞부분에 교도관의 일상과 다른 IRA 수감자들의 모습, 수감자를 제압하다가 죄책감에 우는 진압대 멤버를 보여주는 방식이 좋았다. 정답을 내리기보다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게 좋았는데, 데뷔작에서부터 이렇게 거리를 두.. 더보기
잠수종과 나비 (Le Scaphandre Et Le Papillon , The Diving Bell And The Butterfly , 2007) 나는 줄리안 슈나벨과 그리 맞지는 않는 듯 하다. '잠수종과 나비'는 촬영방식을 비롯해서 흥미로운 부분이 많지만, 플래시백을 안 좋아해서 그런지 썩 와닿지는 않았다. 오히려 원작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 마티유 아말릭은 늘 좋은 배우라고 생각해왔는데, 그의 어릴 적 사진들이 나오니 기분이 묘햇다. 등장하는 사진들은 아마 실제 자신의 사진이었을 텐데, 배역에 완전 빠져든 상황에서 무엇을 느꼈을까. 연민은 늘 위험하다고 생각하기에, 거리를 두고 보느라 감흥 없이 본 게 아닐까 싶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