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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하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The Revenant , 2015) 수염이 빨리 자란다. 미친듯한 속도로 자라기에 매일 면도를 한다. 매일 조금씩 얼굴에 상처가 난다. 정말 면도를 하고 싶지 않다. 쉬는 날에는 면도를 안 하고 집에 있는 게 좋다. 만약 면도를 했는데 갑자기 약속이 취소가 되면, 면도한 게 아까워서라도 나가야 한다. 내 피부에 상처를 내면서 면도까지 했는데 집에만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어쨌거나 면도를 했고, 약속이 취소됐고, 가까운 극장들 상영시간표를 확인하고 대한극장에 갔다. '레버넌트'를 보자고 결정하고 걱정이 됐다. 러닝타임이 거의 3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봤던 '헤이트풀8'는 자극적임에도 긴 러닝타임에도 힘들었고, 이냐리투 감독의 전작인 '버드맨'보다는 정적일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걱정과 달리 러닝타임 내내 졸기는 커녕 집중할 수.. 더보기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 (Mad Max: Fury Road, 2015) 영화는 내내 도로 위를 달린다. 굉장히 단순한 서사를 가지고 있지만, 사실 시나리오가 굉장히 단단한 영화이다. 도로 위에서 그렇게 많은 일들이 일어남에도 관객들이 계속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이 시나리오의 단단함에 대한 증거이다. 전체적인 기승전결이 뚜렷한 상태에서, 아주 작은 단위의 장면들에도 각각의 기승전결이 있다. 영화의 템포 자체가 굉장히 빠른데, 갈등도 그 템포에 맞춰서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의 메세지는 현 시대에 많은 이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이다. 맹신의 무서움을 보여주는 워보이들의 태도부터 시작해서, 계속해서 자기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인물들은 헤겔의 인정투쟁을 떠올리게 한다. 가장 연약한, 세상 구석에 몰린 이들이 공동체를 이루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모습은 현 시대.. 더보기
다크나이트 라이즈 (The Dark Knight Rises , 2012) 자신의 사연이 좀 더 슬프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싸우는 이들의 이야기 같다. 이렇게까지 슬플 줄 몰랐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