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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바비

가을방학 - 이별 앞으로 웃어줄 수 있을 거야 거울 앞에서 머리를 질끈 묶고 운동화 끈을 묶고 물은 충분히 미리 마셔두고 우리 마지막 앞으로 뒤에서 놀래켜볼까 꼭 껴안을까 어이없는 웃음에 아주 잠깐이라도 참 행복했던 그 모습으로 돌이킬 수 있다면 서로 끊지 못해서 미루던 그 시절 전화통화처럼 서로 뒷모습을 보지 않으려 하나 둘 셋 세고서 같이 돌아서서 앞으로 이별 앞으로 한걸음 잿빛 계절 속으로 한걸음 세상이 등 뒤로 무너지네 또 깨어진 맘으로 한걸음 벌써 못 견디네 너 없이 수없이 가야만 하네 작별이란 말 대신 미안했다는 말 고마웠다는 말 서로 뒷모습을 보지 않으려 하나 둘 셋 세고서 같이 돌아서서 앞으로 이별 앞으로 한걸음 잿빛 계절 속으로 한걸음 세상이 등 뒤로 무너지네 또 깨어진 맘으로 한걸음 벌써 못 견디네 너 없이 수.. 더보기
줄리아하트 - 하얀 마법 속삭임 아주 꾹 꾹 꾹 눌러 쓴 글씨 순백의 엽서에 하얀 색연필 제각기 때 타 짝없는 31쌍의 양말 하얗게 샌 밤 까맣게 잊고 하얀 거짓말로 새까맣게 그을린 굴뚝 속에 흑백건반의 음이 울린다 다져 묻고 뒤져 찾고 오랜 시간 고쳐 써왔던 연습곡의 악장이 봄바람에 날려 흩어지고 있어 하얀 마법 속삭임 in my ears in my ears in my ears 눈부신 빛의 멜로디, 귓가엔 향긋한 설레임 아주 푹 푹 푹 눌러 쓴 fool's cap 맨 끝장부터 들추는 독서습관 덕에 단지 결말만 아는 책들이 잔뜩 서툰 손길로 카드를 섞고 자못 한가로이 수저를 솎고 너를 생각해 파종의 철이 손을 찾는다 털어 씻고 접어 쌓고 수평선과 같이 잔잔했던 일상의 천칭에 낯선 새들이 날아들고 있어 하얀 마법 속삭임 in my ear..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