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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The Revenant , 2015) 수염이 빨리 자란다. 미친듯한 속도로 자라기에 매일 면도를 한다. 매일 조금씩 얼굴에 상처가 난다. 정말 면도를 하고 싶지 않다. 쉬는 날에는 면도를 안 하고 집에 있는 게 좋다. 만약 면도를 했는데 갑자기 약속이 취소가 되면, 면도한 게 아까워서라도 나가야 한다. 내 피부에 상처를 내면서 면도까지 했는데 집에만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어쨌거나 면도를 했고, 약속이 취소됐고, 가까운 극장들 상영시간표를 확인하고 대한극장에 갔다. '레버넌트'를 보자고 결정하고 걱정이 됐다. 러닝타임이 거의 3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봤던 '헤이트풀8'는 자극적임에도 긴 러닝타임에도 힘들었고, 이냐리투 감독의 전작인 '버드맨'보다는 정적일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걱정과 달리 러닝타임 내내 졸기는 커녕 집중할 수.. 더보기
버드맨 (Birdman , 2014) 장점투성이 영화여도, 감정의 울림이 없으면 9점 짜리 영화이다. 무결점인데 감정의 동요까지 느껴지면 만점 짜리 영화이다. 만점짜리 영화는 영화가 개인의 정서를 꽉 채워주는 순간에 탄생한다. '버드맨'은 적어도 내겐 만점짜리 영화이다. 애초에 원 씬으로 진행되는 코미디를 생각하며 각본 작업 때부터 리듬을 고려했다는 연출의도에 맞게, 엠마누엘 루베즈키의 카메라워크가 압도적인 영화이다. 카메라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우리는 단순한 영화감상이 아니라, 영화 속 배경인 연극무대를 직접 체험하게 된다. 영리하게 배치한 음악 덕분에 '버드맨'의 리듬은 두 시간 짜리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냐리투 감독의 영화를 정말 좋아한다. '아모레스 페로스'는 지구상에서 가장 좋은 영화 중 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헐.. 더보기
아모레스 페로스 (Love's A Bitch, Amores Perros, 2000)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이름도 참 외우기 힘든 이 감독의 작품은 내게 항상 큰 여운을 남긴다. '판의미로'의 길예르모 델토로 감독과 함께 멕시코 출신인 이 감독의 작품들은 하나 같이 우리 삶에 대해서 성찰하게 만드는 영화를 만든다. 이 감독은 '아모레스페로스'로 데뷔해서 '21그램'을 만들고 가장 최근에 '바벨'을 만들었다. 난 '21그램'을 가장 먼저 봐서 이 감독에게 호기심을 가진 뒤에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바벨'이 개봉해서 보게 되었고, 최근에서야 '아모레스페로스'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내 만족도는 내가 본 순서대로 점점 커져갔다. '21그램'은 괜찮은 영화라는 정도였고, '바벨'은 내 개인적인 베스트라고 할만큼 좋은 영화였고, '아모레스페로스'는 두 영화를 합친만큼 좋았다. 실제로 이 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