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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잭슨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Spider-Man: Far From Home , 2019) 이젠 마블 시리즈에 대한 적당한 충성심이 생긴 게 아닐까 싶다. 그러나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은 아무런 기대를 안 하고 봤고, 그걸 감안해도 너무 무난했다. 안전한 선택으로 가득한 이 작품은 너무나도 예상가능했다. 좋은 배우들과 충분히 더 흥미로웠을 소스가 존재함에도, 마블 작품이 상향평준화된 현 시점에서 이 영화가 과연 관객들에게 기억되는 게 가능할까 싶을 만큼 심심했다. 전작인 '홈커밍'을 떠올려보면, 빌런의 탄생과정부터 인물과의 관계 등 모든 면이 흥미로웠다. 심지어 비행기 안에서 한글더빙판으로 봤음에도 불구하고 '파 프롬 홈'보다 더 좋은 완성도를 가졌다고 느꼈다. 이렇게 유머의 타율이 낮아도 되나 싶을 만큼, 상황보다 대사에 의존한 덕에 극장 안에는 웃긴 장면 앞에 반응 없는 이들이 많았.. 더보기
재키 브라운 (Jackie Brown , 1997) 엘모어 레너드의 원작소설 '럼 펀치'를 안 읽어봤는데 일단 타란티노가 오리지널 각본이 아닌 각색을 맡은 게 신기하다.주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과 호흡을 맞춘 길러모 네바로가 촬영을 맡았다.'저수지의 개들'과 '펄프픽션'의 촬영을 맡은 안드레이 세큘라, 그 이후 거의 모든 작품에서 촬영을 맡은 로버트 리처드슨과는 결이 확실히 다르다고 느껴졌다.여러모로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이질적이라고 느껴져서 그의 작품 중 가장 늦게 보게 됐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작품 중 가장 과소평가 받지만, 그의 작품 중에서 제일 감흥이 덜했던 건 '헤이트풀8'이다. 오히려 '재키 브라운'은 '킬빌'만큼이나 멋진 여성캐릭터의 탄생으로 기억될 작품이다.타란티노의 특기라고 할 수 있는, B급 영화에서 소모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던 배우.. 더보기
장고 (Django Unchained , 2012)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를 보면 놀라운 순간이 많다. 일단 그는 완전하게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보다 기존의 것을 어떻게 재구성하느냐에 훨씬 관심이 많다.그 덕분에 수많은 오마쥬가 아주 노골적으로 묻어난다.그의 각본 속 긴 수다들은 분명 영양가도 없고 영화의 개연성에도 별 상관이 없음에도 그 대화 자체를 자꾸 곱씹게 되는 불량식품 같다.엄청나게 많은 인물과 고유명사들이 나오는데, 타란티노처럼 고유명사의 힘, 인물에 이름을 부여한다는 것의 의미를 잘 아는 이가 있을까 싶다.대화만으로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것에 있어서는 그가 영화역사를 통틀어서도 최고일 것이다. '장고'는 타란티노의 팬이라면 예상할 장면과 전개로 가득하다.그는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어버렸다.글을 쓰다 보면 인물들이 내.. 더보기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Kingsman: The Secret Service , 2015) 내게 매튜본의 시작은 '킥애스'이다. 사실 '킥애스' 전에 나온 '스타더스트'는 별 감흥없이 봤다. 거대한 농담을 좋아하는 내게, '킥애스'는 그야말로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작품이다. 시끄러운 팝음악과 귀여운 소녀의 칼질이 섞였을 때의 B급 감성은 내게 최고 수준의 유희이다. 브라이언싱어가 아닌 엑스맨을 상상할 수 없었던 내게 '엑스맨:퍼스트클래스'는 그런 나의 생각을 완전히 바꾼 작품이 되었다. 매튜본은 액션에만 능한 감독이 아니라, 뻔한 영웅의 서사를 매혹적으로 그려낼 수 있음을 엑스맨을 통해 보여준다. '킥애스'와 '엑스맨:퍼스트클래스'를 통해 증명해낸 것들을 합쳐서 엄청난 오락영화가 한 편 탄생했으니, 그것이 바로 '킹스맨'이다. 누가 봐도 지금은 히어로영화의 최전성기이다. 금방 휘발되는 감흥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