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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 마라

캐롤 (Carol, 2015) 피키디리 극장에서 영화를 본 적이 없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봤는데 기억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cgv로 바뀌었다는 것도 나중에야 알았다. '캐롤'은 워낙 평이 좋아서 기대하고 봤다. 잘 짜여진 영화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감정적 울림이 엄청나게 크지는 않았다. 크리스토퍼놀란의 영화만큼이나 꼼꼼한 짜임새를 보여주는 영화다. 토드헤인즈의 완벽주의를 엿볼수 있는 영화였다. 서사 자체가 그렇게 잘 짜여진 영화는 아니다. 도식화된 상징들도 꽤나 보이고,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다. 그런데,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영화다. 즉, 이야기 이외에 영화를 채울 요소가 무척이나 많다는 것이다. 사울 레이터의 사진을 참고했다는데, 영화의 어느 지점에 멈춰도 마음이 흔들릴 만큼 매혹적인 미쟝센으로 가득하다. 에드워드.. 더보기
그녀 (Her , 2013) OS와 사랑에 빠진다. 너무 흥미롭지 않은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을 OS와 사람의 사랑으로 바꾸기만 해도 평범한 사랑 이야기는 깊이를 가지게 된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사랑에 대한 커다란 질문을 던진다. 스파이크 존스 감독의 작품이다. 그는 인공지능을 가진 컴퓨터와 채팅을 하다가 질문에 대한 답이 한정되어서 금방 실망하긴 했지만, 이런 시스템이 좀 더 발달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이 영화를 떠올렸고, 5주만에 초고를 썼다고 한다. 사실 스파이크 존스가 '존 말코비치 되기', '어댑테이션'같은 명작을 찍을 수 있었던 이유는 찰리 카프만의 각본 때문이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그가 이렇게까지 좋은 각본을 썼다는 사실에 놀랐다. 찰리 카프만와 여러모로 비슷한 감성을 지닌 감독이라고 느꼈다. 뮤직비디오 감독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