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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성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Right Now, Wrong Then , 2015) 정재영이 홍상수 영화와 정말 잘 어울린다는 걸 확인한 영화다.술 취해서 대화로 핑퐁하는 부분의 리듬이 너무 좋았다.다만 같은 상황에 대한 다른 반응을 앞뒤에 배치했는데, 뒷부분의 초반은 설정상 필요했지만 루즈하게 느껴졌다.김민희의 연기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보다 이 작품이 더 낫다고 보고, 적은 분량임에도 고아성의 존재감이 컸다. 늘 그의 영화보고 궁금한건데, 진짜 술자리에서 이렇게 대화하는 사람이 있을까. 더보기
뷰티 인사이드 (The Beauty Inside, 2015) 영상 참 예쁘다. 백감독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예상가능한 부분이다. 다만, 예쁜 영상에 비해 동의하기 힘든 관점을 보여주는 영화다. 원작 단편은 컴퓨터칩이기에 훨씬 더 많은 설득력을 가진다. 컴퓨터칩 대신 인간을 그 자리에 놓고 장편화시켰다. 그런데, 왜 내면이 아니라 외면에 대한 이야기가 되어버렸을까. 할아버지가 사랑을 말하고, 외국인과 다투고, 같은 성별끼리 입을 맞추고, 꼬마가 이별을 말하는 장면이 나왔다면, 예쁜 화면이 불편하게보였을까. 굳이 빛나는 배우들끼리 사랑하는 장면을 바꾸기보다, 사람들이 진심이 아니라 외면만 보기 바쁘다는 것을 아주 현실적으로 보여준 블랙코미디였다면 좋았을 것 같다. 아주 예쁜 블랙코미디였다면, 씁쓸하게 웃을 수 있었다면 좋은 영화로 기억했을 것이다. 마음이 아니라 외모만 .. 더보기
설국열차 (Snowpiercer , 2013) 혁명은 역사의 기관차다. 마르크스가 했던 이 유명한 말을 영화화한 것이 '설국열차'가 아닐까 싶다. 김영진 평론가의 글에서도 나온 말인데, 봉준호는 인터뷰에서 자신의 영화가 목적지를 거짓으로 알려주는 버스와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A에 간다고 승객을 태우고서 B에 내려준다. 승객들은 불평해야함에도 불구하고 가는 도중에 봤던, 도착하고 본 풍경에 얼이 빠져서 운전기사의 거짓말을 용서해줄 뿐만 아니라 감동하기까지 한다. 사실 봉준호가 했던 이런 말들은 전작들에서 훨씬 더 잘 지켜졌다. '설국열차'는 감독의 전작들에 비해서는 노선을 훨씬 예상하기 쉽다. 특히 막판에 커티스와 남궁민수가 나누는 대화는 봉준호의 시나리오가 맞나 싶을만큼 과잉되어 있다. 봉준호 감독의 작품이라는 느낌보다, 잘 만든 헐리웃의 기성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