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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 피카디리

캐롤 (Carol, 2015) 피키디리 극장에서 영화를 본 적이 없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봤는데 기억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cgv로 바뀌었다는 것도 나중에야 알았다. '캐롤'은 워낙 평이 좋아서 기대하고 봤다. 잘 짜여진 영화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감정적 울림이 엄청나게 크지는 않았다. 크리스토퍼놀란의 영화만큼이나 꼼꼼한 짜임새를 보여주는 영화다. 토드헤인즈의 완벽주의를 엿볼수 있는 영화였다. 서사 자체가 그렇게 잘 짜여진 영화는 아니다. 도식화된 상징들도 꽤나 보이고,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다. 그런데,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영화다. 즉, 이야기 이외에 영화를 채울 요소가 무척이나 많다는 것이다. 사울 레이터의 사진을 참고했다는데, 영화의 어느 지점에 멈춰도 마음이 흔들릴 만큼 매혹적인 미쟝센으로 가득하다. 에드워드.. 더보기
빅쇼트 (The Big Short, 2015) '캐롤'을 보고나서 바로 연달아서 봤다. 영화를 연달아서 본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일단 기억이 섞일 위험이 크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를 보고나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봤을 때도, '마카담스토리'를 보고나서 '어린왕자'를 봤을 때도, '가족의 탄생'을 보고나서 '더 퀸'을 봤을 때도 그랬다. 훗날 생각해보면 전혀 연관없어 보이는 두 영화가 섞여서 함께 떠오른다. 이래서 영화의 개봉시기라는 것도 중요한 게 아닌가 싶다. '캐롤'은 무척이나 좋은 영화지만, '빅쇼트'가 더 좋았다. '캐롤'은 내게 완전히 딴 세상을 보여주는 정말 '영화' 같은 영화라면, '빅쇼트'는 거의 다큐멘터리에 가까울만큼 내 삶과 밀접하게 붙어있는 영화다. 마이클무어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이었다. 편집이 이렇게 개성있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