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크리스토프왈츠

장고 (Django Unchained , 2012)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를 보면 놀라운 순간이 많다. 일단 그는 완전하게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보다 기존의 것을 어떻게 재구성하느냐에 훨씬 관심이 많다.그 덕분에 수많은 오마쥬가 아주 노골적으로 묻어난다.그의 각본 속 긴 수다들은 분명 영양가도 없고 영화의 개연성에도 별 상관이 없음에도 그 대화 자체를 자꾸 곱씹게 되는 불량식품 같다.엄청나게 많은 인물과 고유명사들이 나오는데, 타란티노처럼 고유명사의 힘, 인물에 이름을 부여한다는 것의 의미를 잘 아는 이가 있을까 싶다.대화만으로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것에 있어서는 그가 영화역사를 통틀어서도 최고일 것이다. '장고'는 타란티노의 팬이라면 예상할 장면과 전개로 가득하다.그는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어버렸다.글을 쓰다 보면 인물들이 내.. 더보기
바스터즈:거친 녀석들(Inglourious Basterds, 2009) 누군가 내게 타란티노 영화 중에 무엇을 가장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그의 가장 최근작'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정성일 평론가는 '펄프픽션'이 칸영화제 그랑프리를 차지했을 때 '이 작품은 세상을 바꿀 수 없다'라고 말했다. 물론 그의 말대로 그의 영화에는 진지한 메세지따위는 볼 수 없다. 하지만 그의 영화는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며, 적어도 '영화'라는 매체를 그만큼 잘 이해하고 이용하는 감독도 드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의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즐거움'이라는 감정은 그 어떤 메세지의 울림보다 더 크다. 한동안 미국의 다른 젊은 감독들에게 눈을 돌렸는데, 결국 그의 영화가 최고인 것 같다. 그의 한계는 어딜까? 이 영화는 예술성을 논할 틈조차도 안준다. 완벽한 오락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 영화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