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쿠엔틴타란티노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Once Upon a Time... in Hollywood , 2019) 요즘에는 극장에 가는 게 일 같아서, 작정하지 않으면 잘 안 간다. 그나마 문화가 있는 수요일에라도 챙겨서 보려고 하는 편이다. 타란티노의 신작이 개봉해서 며칠 전부터 계속 살펴보다가, 개봉날이 마침 문화가 있는 수요일이라 맞춰서 봤다. 리모델링한 왕십리cgv 2관은 좌석간격도 넓은 편이고 스크린과의 거리도 가까운 편이라 좋았다. cgv에서 생일콤보를 받아서 먹은 적도 처음이다. 빈손으로 영화를 보는 게 익숙해서 그런지, 팝콘과 음료와 함께 영화를 보는 건 까마득할 만큼 오랜만이었다. 아무리 많은 영화를 봐도 왓챠 성향분석에서 1위 감독은 늘 쿠엔틴 타란티노다. 실제로 좋아하는 감독이기도 하고, 그처럼 모든 작품의 완성도가 상향평준화된 감독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헤이트풀8'은 처음으로 그의 영화를 극장.. 더보기
재키 브라운 (Jackie Brown , 1997) 엘모어 레너드의 원작소설 '럼 펀치'를 안 읽어봤는데 일단 타란티노가 오리지널 각본이 아닌 각색을 맡은 게 신기하다.주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과 호흡을 맞춘 길러모 네바로가 촬영을 맡았다.'저수지의 개들'과 '펄프픽션'의 촬영을 맡은 안드레이 세큘라, 그 이후 거의 모든 작품에서 촬영을 맡은 로버트 리처드슨과는 결이 확실히 다르다고 느껴졌다.여러모로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이질적이라고 느껴져서 그의 작품 중 가장 늦게 보게 됐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작품 중 가장 과소평가 받지만, 그의 작품 중에서 제일 감흥이 덜했던 건 '헤이트풀8'이다. 오히려 '재키 브라운'은 '킬빌'만큼이나 멋진 여성캐릭터의 탄생으로 기억될 작품이다.타란티노의 특기라고 할 수 있는, B급 영화에서 소모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던 배우.. 더보기
용호풍운 (龍虎風雲: City On Fire , 1987) 쿠엔틴 타란티노의 '저수지의 개들'의 모티브가 되는 작품이라고 들어서 봤다.적대시 되는 집단에 스파이로 들어가는 이야기는 이미 꽤 많은 작품에서 봐왔다.타란티노의 데뷔작을 비롯해서, 박훈정 감독의 '신세계'나, '용호풍운'의 촬영감독인 유위강이 연출을 맡은 '무간도' 시리즈나 이안 감독의 '색,계' 등 꽤 많은 작품이 스파이에 대해 다룬다. 그런데 임영동 감독의 '용호풍운'이 다른 작품들보다 좋았던 이유는 스파이를 보낸 집단의 리더가 보여준 태도 때문이다.대부분의 이런 류 작품들에서는 리더가 무책임하다.대의를 위한 개인을 희생시킨다.그렇게 희생하고 싶으면 자기가 할 거지, 누군가 죽으면 또 누군가를 대체할 뿐, 마치 자신은 선장이어야만 하는 것처럼 말이다.대의를 위한 희생이라는 말 지긋지긋하다.그렇게 귀.. 더보기
장고 (Django Unchained , 2012)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를 보면 놀라운 순간이 많다. 일단 그는 완전하게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보다 기존의 것을 어떻게 재구성하느냐에 훨씬 관심이 많다.그 덕분에 수많은 오마쥬가 아주 노골적으로 묻어난다.그의 각본 속 긴 수다들은 분명 영양가도 없고 영화의 개연성에도 별 상관이 없음에도 그 대화 자체를 자꾸 곱씹게 되는 불량식품 같다.엄청나게 많은 인물과 고유명사들이 나오는데, 타란티노처럼 고유명사의 힘, 인물에 이름을 부여한다는 것의 의미를 잘 아는 이가 있을까 싶다.대화만으로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것에 있어서는 그가 영화역사를 통틀어서도 최고일 것이다. '장고'는 타란티노의 팬이라면 예상할 장면과 전개로 가득하다.그는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어버렸다.글을 쓰다 보면 인물들이 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