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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폭스

장고 (Django Unchained , 2012)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를 보면 놀라운 순간이 많다. 일단 그는 완전하게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보다 기존의 것을 어떻게 재구성하느냐에 훨씬 관심이 많다.그 덕분에 수많은 오마쥬가 아주 노골적으로 묻어난다.그의 각본 속 긴 수다들은 분명 영양가도 없고 영화의 개연성에도 별 상관이 없음에도 그 대화 자체를 자꾸 곱씹게 되는 불량식품 같다.엄청나게 많은 인물과 고유명사들이 나오는데, 타란티노처럼 고유명사의 힘, 인물에 이름을 부여한다는 것의 의미를 잘 아는 이가 있을까 싶다.대화만으로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것에 있어서는 그가 영화역사를 통틀어서도 최고일 것이다. '장고'는 타란티노의 팬이라면 예상할 장면과 전개로 가득하다.그는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어버렸다.글을 쓰다 보면 인물들이 내.. 더보기
베이비 드라이버 (Baby Driver , 2017) 가장 좋아하는 감독을 물었을 때 나올 말이 정말 많지만, 에드가라이트도 그 중 한 명이다.그만큼 자기 스타일이 뚜렷한 감독도 드물다.'뜨거운 녀석들'과 '새벽의 황당한 저주'를 좋아하는데, 특히 사회비판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내는 그의 방식이 좋았다.고어성향조차도 영화의 서사 안에 자연스럽게 녹이는 것은 리듬의 문제이고 에드가라이트는 리듬을 정말 잘 아는 감독이다. '베이비 드라이버'는 리듬의 영화다.카체이싱 혹은 케이퍼 무비, 성장드라마라고 하기에는 설명이 부족하다.이전까지 느낀 에드가라이트의 장점인 리듬을 고스란히 유지하되 장르적으로는 새로운 시도를 해서 흥미로웠다.분노의 질주를 동력으로 삼아 달리는 라라랜드 같다는 설명은 좀 거친 요약이 될 것이다.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지만 오히려 친절한 설명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