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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버닝 (BURNING , 2018) 이창동 감독의 영화를 좋아한다.단, '밀양'은 좋은 짜임새에 비해 감흥이 덜했다.'버닝'은 '밀양'만큼이나 내게 별 감흥을 못 준 작품이다.심지어 짜임새에 있어서도 의문 가는 부분이 많았다. 일단 이 영화가 이창동 감독이 아닌 신인감독의 영화였어도 과연 '버닝'이 지금만큼 좋은 평을 받았을지 의문이다.완벽에 가까운 그의 전작들의 여운을 머금고 봤기에 그나마 이 영화에 호의적인 게 아닌가 싶다. 가장 놀란 부분이 이 영화가 청춘에 대해 도식적으로 다룬 부분이다.이창동 감독의 영화에서 도식적인 설정들을 본다는 게 보면서도 믿기지 않았다.그가 청춘을 완전히 이해할 순 없어도 이런 도식적인 설정으로 극을 전개할 거라고는 예상 못했다.예상가능한 지점들, 윌리엄포크너나 위대한개츠비 등 인용된 텍스트의 작위성, 캐릭.. 더보기
사도 (The Throne, 2014) 잘 알려진 역사적 사건을 영화로 만든다. 이때의 관건은 결국 알려진 사건을 어떻게 풀어낼지 기획하고 형식에 있어서 어떤 특이점을 만드냐일 것이다. 이준익 감독과 항상 함께 작업해온 최석환 작가 대신 주로 제작과 기획을 해온 이들이 시나리오를 썼다는 것도 흥미롭다. 널린 알려진 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이지만 충분히 흥미롭다. 현재와 미래를 어느 시점에서 교차시키느냐가 관건이었을 텐데, 감정선에 맞춰서 플래시백이 적절하게 사용되었다. 흥미로운 영화이지만 후반부에 정조가 성장한 뒤부터 나오는 에필로그 부분은 사족으로 느껴졌다. 젊은 배우들에게 어색한 분장을 시키는 것보다 아예 노년의 배우를 등장시키는 것이 나았을 것 같다. 영조와 정조가 계곡에서 대화나누는 부분에서 영화가 끝났다면 훨씬 깔끔하지 않았을까. 이.. 더보기
베테랑 (Veteran, 2015) CGV압구정에서 마지막으로 봤던 영화는 '지슬'과 '비념'이었다. 오랜만에 CGV압구정을 찾았고, 영화 '베테랑'을 보게 되었다. '부당거래' 전까지의 류승완 감독은 여러 장르 안에서 자신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영화들을 만들었다. 항상 액션감독이라는 수식어가 붙었고, 그의 영화는 장르적 특성에 충실했다. 그런 그의 영화 중에서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와 '주먹이 운다'가 인상적이었고,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액션이 아니라 드라마 때문이었다. 그가 액션의 합을 어떻게 짜느냐보다는, 어떤 온기를 가진 드라마를 보여주냐가 내게는 훨씬 더 흥미롭게 느껴졌다. '부당거래'는 류승완 감독의 전기와 후기를 나누는 분기점이라고 생각한다. '악마를 보았다'의 각본을 쓴 박훈정 작가의 각본으로 만들어진 '부당거래'는 사.. 더보기
완득이 영리하게 풀어나간다. 뻔할 수 있는 부분조차도 캐릭터의 개성이 채워준다. 어느새 몰입해서 막판에는 주인공이 누리고 있는 행복이 깨지지 않기를 기도하게 된다. 갈등이나 비극에 대한 강박없이 캐릭터가 움직일 수 있는 최선의 방향으로 흘러가는 느낌이다. 크게 눈에 띄는 갈등이 없어서 평화롭게 보이지만, 사실 캐릭터들이 한 프레임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갈등으로 느껴질만큼 캐릭터의 개성이 강한 영화이다. 이한 감독의 영화는 '연애소설'부터 시작해서 연출 자체의 개성이 있다기보다는 배우들을 잘 살려서 주로 배우들이 기억에 남는 편인데, 그런 연출이 이 영화에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워낙에 캐릭터의 힘이 큰 영화이다. 김윤석과 유아인이 한 프레임 안에 있을 때는 가슴이 벅찰 정도이다. 두 사람 모두 서있는 것만으로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