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왕가위

화양연화 (花樣年華 , In The Mood For Love , 2000) 왕가위 영화를 처음 본 게 거의 10년 전이다.왕가위에 빠져서 거의 모든 영화를 다 봤다.데뷔작인 '열혈남아'부터 2004년에 나온 '2046'까지 단숨에 봤기에 어쩌면 작품마다 푹 빠져있을 시간은 부족했을지도 모른다.그래서 그의 작품들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화양연화'는 왕가위 감독의 최고작으로 알려져있다.내게는 그리 큰 감흥이 없어서 내가 이상한가 싶었다. 10년이 지나 다시 본 '화양연화'는 거의 새로운 영화다.내가 왜곡해서 기억한 장면도 있었고,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다.그렇다고 해서 단숨에 걸작으로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다.여전히 내겐 '중경삼림'의 감성이 더 좋다. 장만옥이 너무 아름다워서 감탄했다.양조위는 러닝셔츠를 입었을 때 가장 멋진 사람 중 하나다.장만옥의 다양한 의상을 보는 것만.. 더보기
일대종사 (一代宗師 , The Grandmaster , 2013) 사랑하는 이를 오랜만에 만난다면 단숨에 달려가게 될까.막상 그 순간이 되니 오히려 주춤하게 된다.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가 내게 그랬으니까.내게 영화의 첫사랑과 같은 그의 신작을 오랜만에 보는 건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일이었다. '일대종사'를 보면서 가슴 벅찼던 이유는 내가 보고 싶었던 왕가위의 지점들이 영화 안에 담겨있었다는 거다.'화양연화'의 변주로 보이는 사랑의 무드, 이미지로 만드는 서사, 서정을 자아내는 화면의 디테일, 촬영과 음악까지 그동안 그의 전작에서 곱씹던 지점을 신작을 통해 봐서 마음이 좋아졋다. 무공을 지키고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지만 결국 '지킨다'는 것의 가치에 대한 영화다.인물들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에게 가치 있는 것을 지키려 하고, '일대종사'에서는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