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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스토커 (Stoker , 2013) 박찬욱 감독 작품 중 미루고 못본 작품이라 뒤늦게 봤다.물론 그의 초기작 2편은 앞으로도 못보지 않을까 싶다! 최근 본 영화 중 시각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이 영화를 보고 며칠 뒤에 지아장커의 '스틸라이프'를 봤는데, '스틸라이프'만 하더라도 중국풍경을 아름답게 담아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게 그의 가장 큰 미덕으로 불린다.물론 절제미가 빛나는 순간도 있지만, 박찬욱이 만들어낸 성장담인 '스토커'는 오히려 탐미적인 느낌 덕분에 영화가 더 빛난다.성장통을 이렇게 아름답게 그려낼 수 있을까.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아름답게 그려내는 건 박찬욱이 가장 잘하는 일 중 하나다. 자신의 각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기존 박찬욱 영화의 분위기와 매우 흡사하다.대사가 많지 않고, 영화의 정서도 .. 더보기
아가씨 (The Handmaiden , 2015) 박찬욱 감독은 특별하다. 항상 입버릇처럼 철저하게 상업적인 영화를 찍고 싶다고 하지만, 관객들은 그의 영화를 어렵다고 하고 불편하다고 한다.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관객보다 비평가들을 위한 영화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다. '올드보이'는 열 번도 넘게 봤고, '복수는 나의 것', '공동경비구역JSA', 단편 '심판' 등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워낙 좋아하기에, 스포일러를 당하기 전에 개봉하자마자 보고 왔다. 최근에는 계속해서 청량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를 보고 있는데, 평소에 자주 가는 동대문 메가박스, 대한극장과 마찬가지로 사람이 많지 않아서 좋다. '아가씨'는 미술, 촬영, 의상 등에 있어서는 박찬욱 감독의 색이 진하게 묻어있지만, 영화 톤 자체는 그의 영화 중에 가장 밝다. 박찬욱 감독이 이런 식으로 희망.. 더보기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별로 보고 싶지가 않았다. 내가 기대하는 박찬욱의 모습과 너무 다를까봐. 미루다가 결국 보게되었는데 생각보다 좋았다. '박쥐'보다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나 '박쥐'나 로맨틱 코미디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다. 로맨틱블랙코미디라고 할까나? '안티 소셜이 아니라 안티 소멸이에요'라는 대사가 이 영화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정신병원이다보니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다 특이하다. 루저를 넘어서 사회적으로 소멸 지경에 이른 이들의 집합소. 팬시적인 이미지가 커보이지만 오히려 그런 설정과 조영욱의 경쾌한 음악 속에서 드러나는 박찬욱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와 폭력성이 웃음을 유발한다. 총격씬에 행진곡이 배경음악으로 나오는 이 유쾌함! 박찬욱의 엉뚱한 블랙코미디를 좋아하기에 영화를 보.. 더보기
파란만장 명동 CGV 시사회. CGV를 정말 오랜만에 가보았다. 팝콘을 먹고, 사람들끼리 웅성거리는 극장의 분위기가 낯설었다. 이미 내가 씨네큐브와 스폰지하우스의 분위기에 너무 익숙해져버린 것일까. 덕분에 영화만큼이나 사람들의 반응이 재미있었다. 영화를 보고 웃는 포인트조차도 다른 사람들과 내가 너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내 취향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함께 갔던 친구와 영화를 보고 가장 먼저 했던 이야기는 과연 박찬욱이라는 타이틀을 뺐을 때도 이 영화가 지금과 같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었다. 일단 그런 의문을 떠나서 이 영화는 박찬욱의 영화를 봐온 이들이라면 발견할 수 있는 박찬욱 감독의 취향이 많이 묻어나는 영화이다. 기괴한 분위기에 B급으로서 요소, 블랙코미디까지 그의 영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