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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링클레이터

에브리바디 원츠 썸!! (Everybody Wants Some!! , 2016) 평범한 캠퍼스코미디가 될 수도 있는 영화이다. 그런데 감독이 리처드 링클레이터이다. 그의 가장 큰 강점은 수다에 있다. 그가 비포 시리즈에서 보여준 것과 마찬가지로, 엄청나게 많은 수다가 나온다. 게다가 이들이 떠는 수다들에는 영양가가 하나도 없다. 마약, 여자에 대한 이야기가 시종일관 오간다. 영화 마지막에 역사학 교수가 칠판에 '자신의 한계는 자신이 정한다'라고 적는다. 이들의 쓸데없어 보이는 수다와 이 말이 닿는 순간 이들의 수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꿈에 대해 걱정하는 방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각 잡고 앉아서 공부한다고 그것이 꿈에 대한 탐험일까. 순간순간 본능에 충실한 것 또한 꿈에 대한 탐험이다. 이 순간이 다신 오지 않을 것처럼 매순간 욕망에 충실한 것. 불편하기보다 부러운.. 더보기
비포 선셋 (Before Sunset, 2004) '비포선셋'을 '비포선라이즈'보다 더 좋아한다. 물론 '비포선라이즈'를 보지 않았다면 '비포선셋'을 결코 재밌게 볼 수 없다. '비포선라이즈'를 먼저 보고 '비포선셋'을 본다면 또 다른 재미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두 편을 연속으로 몇 분 차이를 두고 본다는 것은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만약 1995년과 2004년이라는 물리적 시간을 두고서 두 영화를 보았다면 기분이 어땠을까. 간직해두었다가 훗날 꺼내보곤 하는 첫사랑처럼 느껴지지 않았을까. '비포선셋'의 후속편도 제작에 들어갔다는데 과연 어떤 영화일까. 영화 속 남녀는 비엔나에서의 짧은 사랑 뒤에 서로를 그리워한다. 작가가 된 남자는 출판을 기념하며 파리에 오게 되고, 그곳에서 남자와 여자는 몇 년 만에 재회하게 된다. 카페에 들어가서 대화하던 중 그.. 더보기
비포 선라이즈 (Before Sunrise, 1995) 최근에 케이블에서 하고 있는 '더 로맨틱'이라는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보고 있다. 외국에 가서 남자들과 여자들이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의 짝을 찾는 프로그램이다. 여행과 연애, 두 가지 판타지의 화학작용은 언제나 사람들을 설레게 한다. '비포 선라이즈'는 연애영화의 고전이 되어버렸다. 여행지에서의 만남, 그리고 사랑. '비포 선라이즈'는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관광지로 만든 것을 넘어서, 여행을 꿈꾸는 모든 이들의 마음 속에 사랑이라는 목적지를 추가해주었다. 에딘 호크가 줄리델피를 바라보는 순간, 살짝 줌인이 들어간 그 시점부터 두 사람의 화학작용은 시작된다. 두 사람의 대화는 시시콜콜하다. 추억이 없는 연애가 한심하다고 말하는 영화 속 대사처럼, 두 사람은 시시콜콜한 대화로 추억을 만들어나간다. 보통 추억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