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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혁

독전 (Believer , 2018) '독전'은 이해영 감독의 전작들에 비하면 감독 특유의 개성은 덜하다.어떤 장르든 자신의 스타일로 풀어내던 감독이 두기봉 감독의 원작영화를 리메이크할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 이해영 감독은 배우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거나 신예를 발견하는데 능하다.'독전'의 이주영, 진서연 같은 배우들이 그런데, 김주혁, 박해준, 류준열 캐릭터도 좋지만 그들 캐릭터는 배우들의 전작에서도 어느 정도 봐왔던 느낌이라 예상불가는 아니었다.김주혁은 임상수 감독의 '나의 절친 악당들'과 이경미 감독의 '비밀은 없다' 같은 전작들에서 보여준 어두운 캐릭터가 '독전'에서 정점을 찍은 듯하다.좋은 연기를 보고 나니 더욱 그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다. 느와르 장르의 클리셰도 많고, 서사나 반전은 예상가능한 부분이 많다.차승원이 연기한 캐릭.. 더보기
비밀은 없다 (The Truth Beneath , 2015)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게 2016년 최고의 영화이다. 올해에 인상깊었던 '곡성'과 '사울의 아들'은 굉장히 훌륭하지만 감정적으로 완벽하게 빠져들었던 영화는 아니다. '비밀은 없다'는 보는 내내 짜임새를 뛰어넘어서 완벽하게 젖어들었던 영화이다. 흥행에서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줬고, 관객들과 평단의 호불호도 명확하게 갈렸고 왜 그런지도 이해된다. 이경미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것만으로도 기대가 컸다. 그녀의 단편인 '잘돼가? 무엇이든'과 데뷔작 '미쓰 홍당무'는 내게 걸작까진 아니어도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충무로에서 전혀 볼 수 없던 새로운 색을 가졌단 것만으로도 그녀의 영화는 특별하다. 항상 여성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두고 사회문제에 대해 짜임새있게 위트있는 분위기로 끌어간다는 것은 엄청난 능력이다. 심지어 가끔 다.. 더보기
뷰티 인사이드 (The Beauty Inside, 2015) 영상 참 예쁘다. 백감독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예상가능한 부분이다. 다만, 예쁜 영상에 비해 동의하기 힘든 관점을 보여주는 영화다. 원작 단편은 컴퓨터칩이기에 훨씬 더 많은 설득력을 가진다. 컴퓨터칩 대신 인간을 그 자리에 놓고 장편화시켰다. 그런데, 왜 내면이 아니라 외면에 대한 이야기가 되어버렸을까. 할아버지가 사랑을 말하고, 외국인과 다투고, 같은 성별끼리 입을 맞추고, 꼬마가 이별을 말하는 장면이 나왔다면, 예쁜 화면이 불편하게보였을까. 굳이 빛나는 배우들끼리 사랑하는 장면을 바꾸기보다, 사람들이 진심이 아니라 외면만 보기 바쁘다는 것을 아주 현실적으로 보여준 블랙코미디였다면 좋았을 것 같다. 아주 예쁜 블랙코미디였다면, 씁쓸하게 웃을 수 있었다면 좋은 영화로 기억했을 것이다. 마음이 아니라 외모만 .. 더보기
나의 절친 악당들 (Intimate enemies, 2015) 임상수 감독을 정말 좋아한다. '바람난 가족', '그때 그 사람들', '하녀'는 걸작임에 틀림없다. 아쉽게도 그의 최근작인 '돈의 맛'을 보고 실망했고, '나의 절친 악당들'은 더욱 더 실망했다. 두 영화 모두 희망적이고 낙관적인 태도가 많이 묻어있다. 하지만 내가 임상수 감독을 좋아하는 것은 그가 굉장히 냉소적으로 풀어내는 현실이 매혹적이기 때문이다. 희망보다 냉소를 말할 때 더 빛나는 감독, 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슬픈 말일까. 예고편과 초반부를 보면서 예상한 분위기는 데이빗린치의 '광란의 사랑'이었다. 영화를 다 보고나서는 지아장커의 '천주정'의 첫 번째 에피소드의 톤으로 갔다면 훨씬 좋은 영화가 되었을 것이라고 느꼈다. 임상수 감독이 진지하고 냉소적인 톤의 영화 속에서 살짝 던지는 위트는 좋지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