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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오지은서영호 - 이것은 아마도 사랑

 

밤하늘에 반달이
동그랗게 보인다면
이것은 아마도 사랑

있지도 않은 마음을
착각하는 게 사랑이면
이것은 아마도 사랑

이렇게 미운 당신을 자꾸
떠올리고
떠올리고
떠올리고

밤하늘에 별들이
반짝이는 듯 보인다면
이것은 아마도 사랑

있지도 않은 마음을
착각하는 게 사랑이면
이것은 아마도 사랑

이렇게 미운 당신을 자꾸
떠올리고
떠올리고
떠올리고

 

 

오지은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녀가 가진 음악적 스펙트럼 때문이다.

감히 측정할 생각도 못할만큼 그녀의 세계는 넓고 넓다.

오지은과 늑대들의 경우 곡들의 귀여움과 발칙함에 놀랐다.

오지은의 솔로앨범 속 '작은 자유'는 결혼식축가로 부른다면 최고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갑작스럽게 오지은서영호의 앨범을 맞이했다.

듣고나서 떠오른 것은 홍상수의 영화였다.

홍상수의 영화가 시작되기 전 홍상수가 손으로 쓴 크레딧과 함께 울려퍼지는 음악, 그 음악이 될 수 있을 것만 같은 음악처럼 느껴졌다.

 

사랑 앞에서 마주한 순간들에 대해 노래한 앨범이다.

홍상수가 떠오른 것도 그 때문일지도 모른다.

멜로영화 대신 홍상수가 떠오른 이유는 적당한 찌질함, 아니 솔직함 때문이다.

 

어느 순간부터 사랑의 풍경을 떠올리면 그 뒤에는 배경으로 왈츠의 멜로디를 떠올리는 습관이 생겼다.

사랑은 무조건 왈츠다, 라는 공식을 스스로 만들어버렸다.

오지은서영호의 앨범은 전혀 왈츠스럽지 않지만 내 마음대로 왈츠로 기억해버렸다.

모든 곡의 멜로디 속에 또 하나의 장르를 이식해버렸다 내멋대로.

이것이 청자의 특권이라면 특권이리라.

 

들으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생각을 텅텅 비워주는 음악이 필요했으나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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