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usic

쏜애플(Thornapple) - 아지랑이




녹아 흐르는 아스팔트 위에
귀를 기울여 들었던 소리
오늘도 지구는 나를 제쳐 두고
아무렇지 않게 돌아가

따가운 날을 피해서 다니다
만나 버렸던 많은 사람들
어딘가 멀리에, 멀고 먼 나라에
모두 잠을 자러 돌아가

나는 얼마나 더 달아날 수 있을까
너덜너덜 헤진 몸뚱일 가누네
나는 얼마나 더
너의 까만 눈을 견뎌내야
제대로 설 수 있을까

나는 지금 여기에 살아있어
차는 숨을 내쉬며 살아있어
다신 그대와 느릿느릿하게
늘어져 가는 시간을
세어 볼 수 없어도

당신의 체온을 느끼려 해도
여전히 이곳은 나쁜 날씨
좋은 시절들은, 항상 끝이 날까
마음만 잔뜩 커다래져

나는 얼마나 더 살아갈 수 있을까
헤아릴 수 없는 내일이 불안해
나는 얼마나 더 돌아가는
땅을 견뎌내야
제대로 설 수 있을까

나는 지금 여기에 살아있어
차는 숨을 내쉬며 살아있어
어지러워요, 날 찾아내 줘요
꺼지지 않는 나의 두려움

새빨갛게 흐드러진 해 질 무렵 공기
하루만큼 늙어 버린 사람들의 냄새
무엇보다 숨을 참기 힘든 이 세계를

분명 나는
좋아한다 생각해

나는 지금 여기에 살아있어
차는 숨을 내쉬며 살아있어
그대도 어딘가에서 살아가
꺼지지 않는 나의 그리움




주변에서 쏜애플을 추천해줘서 앨범을 쭉 한 번 들었던 적이 있다.
처음 들었을 때는 별 감흥이 없어서, 내 취향과는 안 맞는 음악이라고 생각했다.

네이버에 뮤지션리그라는 메뉴가 생겨서 들어가보니, 인디뮤지션들의 음악이 많이 올라와있었다.
쏜애플의 '아지랑이'의 스튜디오 버전을 듣게 되었는데,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세션을 추가해서 연주하니 몽환적인 쏜애플의 사운드가 훨씬 돋보였다.

이런 경우가 참 많다.
처음에 보았을 때 별 감흥이 없다가, 하나하나 뜯어보다가 그 매력을 느끼는 경우.
이건 영화나 음악, 사람 모두에게 통하는 이야기이다.

어느새 나는 첫인상을 믿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두 번째 인상이 내게는 훨씬 중요해졌고, 그것이 내 삶에 더 잘맞는다고 생각한다.




'Music'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사월 - 접속  (0) 2014.10.30
에픽하이(Epik High) - Amor Fati(feat.김종완 of Nell)  (0) 2014.10.30
정은채 - 소년,소녀 (with 토마스쿡)  (0) 2014.10.17
Lucia(심규선) - 오필리아(Ophelia)  (0) 2014.10.17
김동률 - 그 노래  (0) 2014.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