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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빌러어코스티 - 안되겠다 말해주면 안되나요

 

 

 

처음부터 사랑을 말하고

운명 같은 얘기를 꺼내는 거

어느 누가 봐도

위험해 보이는 건

알고는 있나요

안되겠다 말해주면 안 되나요
다신 볼 수 없을 만큼 거절하면 안 되나요


이미 그 맘이 정해졌다 해도
돌이킬 수도 없는 일이라고 한대도

환한 미소 바빠진 두 손이

보란 듯이 날 놀리는 것 같아

그 어디를 봐서

맘에 든다는 건지

이해가 안 돼요

몇 번이고 다시

맘속으로 외쳐 보던 그 말

어색하게 괜히 우리 사이를

갈라놓을지 모르지만

안되겠다 말해주면 안 되나요
몇 번씩 아니라 아니라 해봐도 안 되나요

외론 그 맘은 나도 잘 알지만
그 사람은 안 돼요

어쨌든 난 그래요

 

 

 

 

내게 봄은 그리 특별한 계절이 아니다.

몹시 싫어하는 여름에 대해 잠깐 숨 고를 틈 정도인 계절이다.

 

언제부터인지 봄은 내게 날씨보다도 마음으로 가늠하는 계절이 되었다.

봄이 사라져간다는 뉴스를 안 봐도, 이미 내 마음에서 봄이라는 계절은 사라진지 오래이다.

 

수많은 싱어송라이터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근 몇 년 사이 가장 좋아하는 싱어송라이터는 빌리어코스티이다.

그의 곡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봄날에 눈이 부신'을 듣다보면 어느새 나의 계절은 봄이 된다.

그의 앨범에 슬픈 곡들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의 곡들이 많아서 빌러어코스티라는 이름만 들어도 반사적으로 봄이 떠오른다.

 

그의 미니앨범이 나왔다.

역시나 한 곡 한 곡 인상적인 좋은 앨범이다.

앨범을 몇 번 듣고 나니 '안되겠다 말해주며 안되나요'가 마음에 남았다.

비교적 밝은 톤의 멜로디임에도 가사를 듣다보면 측은해진다.

 

내가 지금 쉽게 여기고 있는 이가, 누군가에게는 마음의 봄이 되어주는 소중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내가 지금 봄처럼 여기고 대하는 이를, 누군가는 잡초보다도 흔한 존재로 생각하고 막 대할지도 모른다.

 

계절도, 사람의 마음도 엇갈린다.

살도 빼고, 예쁜 봄옷도 장만해서 나가려고 해보니 반팔이 아니면 견딜 수 없는 여름이다.

두근거리며 고백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 사람은 웃으며 내게 연애를 시작했다고 말한다.

 

말도 없이 가버린 계절과 마찬가지로, 이미 떠나간 인연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없다.

계절은 금방 돌아오겠지만, 인연에 대해서는 무엇 하나 단언할 수 없다.

봄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뉴스가 계절이 아니라 내 마음에 대한 이야기 같다.

봄이 사라진다고 해도 그리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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