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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리바이어던 (Leviafan, Leviathan, 2014)


 



정말 오랜만에 극장에 가고 싶어졌다.
씨네큐브 말고 떠오르는 곳이 없었다.
마침 칸영화제 상영작들을 상영하고 있었다.
개봉예정작들은 나중에 보자는 생각으로, 국내에 개봉 안 할 확률이 높은 영화를 봤다.

'리바이어던'에 대해서는 칸영화제 각본상을 받았다는 것과 홉스가 쓴 동명의 책 이외에는 어떤 정보도 없이 보았다.
물론 홉스가 쓴 책이 이 영화의 원작은 아니다.

영화를 보기 전부터 걱정했다.
작년부터 영화에 대한 지구력이 엄청나게 떨어졌음을 느낀다.
정적인 영화라고 예상했기에, 140분의 러닝타임이 걱정거리가 되었다.

막상 보니 흡입력 있고, 위트 있는 장면들도 많다.
영화의 리듬감을 따라가다보면, 러닝타임이 짧게 느껴지는 이야기이다.
보편의 서사임에도 사람을 이끄는 힘이 있는 그런 이야기이다.

개개인의 인물들보다도 인물들간의 관계 묘사가 탁월한 작품이다.
아쉬가르 파라디의 작품을 연상시킬 정도이다.

홉스의 '리바이어던'도 어느 정도 연상시키는 영화이다.
바다가 중요하게 쓰이는 배겨이고, 권력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법과 신에 대한 대사들이 작위적일 수도 있지만, 최선이라고 느껴질만한 장면에 들어간 덕에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후반부에 여자주인공과 남자주인공에게 각각 몰입하기 좋은 타이밍이 한 번씩 온다.
그 순간에 몰입할 수 있었고, 그래서 울컥했다.
영화에 따라 변하는 나의 감정에 집중하기 위해서 극장을 찾아오는 내게, 이런 순간은 좋은 영화냐 아니냐의 기준이기도 하다.

매주 씨네큐브에 와서 영화를 봤던 때가 있었다.
그때에 비하면 열정 자체가 많이 식었다.
열정보다는 애정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내년에는 자주 극장에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