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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그녀의 연기 (You Are More Than Beautiful , 2012)



우연히 나타난 누구를 통해 나의 상처가 기적처럼 회복되는 것.
김태용 감독의 영화에 꾸준히 등장하는 테마이고, 항상 그 테마를 따뜻하게 다룬다.
상처를 따뜻하게 감싸는 방법을 너무 잘 아는 감독이다.
한여름에 봐도 그의 영화는 기분 좋은 따뜻함을 선물한다.

'그녀의 연기'는 공효진과 박희순이 주연한, '뷰티풀'이라는 아시아 영화감독들이 만든 옴니버스 영화의 단편 중 하나이다.
박희순과 공효진이 극 중에서 철수와 영희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제주도남자인 철수가 애인대행 역할을 해주는 서울여자 영희와 함께 철수의 아버지에게 인사를 드리러 간다는 것이 줄거리이다.

드라마 작가인 김영현 작가가 각본에 참여했는데, 이야기와 화면 모두 김태용 감독들의 전작과 마찬가지로 따뜻하다.
두 배우의 연기가 참 좋은 작품이다.
박희순이 소심한 모습을 보여줄 때 절로 웃게 된다.

이 영화를 보면서 공효진이라는 배우에게 다시 한 번 놀랐다.
한 배우가 그 존재감만으로 화면에 활력을 불어넣는 풍경을 보고 있으면 입이 떡하고 벌어진다.
공효진이 웃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할 정도이다.
'가족의 탄생' 때도 느꼈지만 김태용 감독이 가지고 있는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 그 시선 한 가운데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는 공효진이다.
공효진이 노래를 부르다 울컥하는 장면은 이 짧은 단편영화의 한 장면이 올해의 그 어떤 영화 속 장면보다도 인상적인 장면이겠다 싶었다.

공효진은 어느 배역을 해도 튀지는 않는 가운데 자기 색을 입히는 무채색의 배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렇게 존재감이 큰 무채색의 배우를 그 어떤 감독이 탐내지 않겠는가.

무더운 여름이다.
초복이 다가오고 있고, 자외선이 난리임에도 이 영화가 주는 따뜻함이 좋다.
이 더운 여름에 따뜻함 앞에 기분 좋아질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영화뿐일 것이다.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이런 것이다.
이 영화가 보여준 소통과 따뜻함, 이런 것을 기대하며 우리는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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