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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탠저린 (Tangerine , 2015)



'스타렛'에 이어 션베이커는 다시 한 번 소수자를 바라본다.

물론 주류영화에서 소수자를 도구적으로 쓰는 태도는 완전 지양한다.

아이폰 5s로 촬영하고, 직접 섭외한 트랜스젠더와 함께 촬영을 한다.

이쯤 되면 그의 촬영현장이 궁금해진다.

어떤 마법 같은 디렉팅으로 이런 영화를 만들어내는걸까.


곤사토시의 '크리스마스에 기적이 일어날 확률'이 떠올랐다.

물론 해피엔딩은 '탠저린'에 나오지 않지만 이들에게 진짜 해피엔딩은 연대할 동료가 있다는 것일테니까.

꽤나 다양한 인물들이 얽히고 설켜서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내는 이야기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 '도넛타임' 가게에서 마주하는 장면부터 엔딩까지의 감정선이 정말 좋아서, 유쾌함부터 우울함까지 모든 감정을 다 느낄 수 있다.

엔딩 장면에서 세탁실에서 가발을 벗은 두 사람이 우리 그냥 이대로 있자고 하는 부분은 세상에 있는 그대로를 보여줄 수 없는 소수자들의 따뜻한 연대를 보여준다.

이들은 앞으로도 힘든 상황을 많이 겪겠지만 함께이기에 견딜 수 있을 것이다.


션베이커의 가장 큰 역량은 인물을 편견 없이 바라보는 것에 있다.

아무도 바라보지 않으려는 소수자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를 영화를 통해 증명하고 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제대로 보고 싶어서 그의 전작들을 보기 시작했는데 이젠 아무리 높은 기대를 해도 션베이커라면 그 기대를 충족시켜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제일 따뜻한 시선이란 과한 연민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봐주는 것임을 영화를 통해 내내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