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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컨택트 (Arrival , 2016)



선택의 순간들을 떠올려보았다.

과거에 빗대어서 유추하긴 하지만 결국 선택의 기준이 된 것은 항상 미래였다.

이 사람이 어떤 과거를 살았나보다, 어떤 미래를 함께 나아갈 수 있을까.

우리는 미래를 알 수 없다고 하지만 때로는 전혀 단서가 없는 미래를 상상하며 누군가와 함께하기도 한다.

그리고 누군가와 만난다는 것은 결국 죽음이나 이별 같은 것을 포함한 것이다.

아름다운 것만 취사선택할 수 없다는 것은 우리가 과거로부터 아주 명백하게 배운 것이다.


지적인 영화다

불가능에 가까워보이던 원작을 스크린으로 옮기고야 말앗다


드니빌뇌브는 평화와 균열의 줄타기를 잘하는 감독이다

딱히 의도 하지 않고 봤는데 찾아서 보면 그의 영화다

그리스비극에서 서부극에서 sf까지 소화하는 그를 보면서 이안 감독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은 장르가 아니라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통에 대해서 이렇게 직관적으로 말하는 영화가 있을까

언어에 대해서 교육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는 영화가, 이렇게 지적인 방식으로


제레미레너는 여전히 군복이 잘 어울려보이지만 정말 작품 잘 고른다

에이미아담스는 단연코 발군이다

특히 플래시백 되는 장면 속 그녀는 욕망에 충실하고, 현실 속 그녀는 냉정해보이는데 그 사이에서 오는 간극이 마음을 저리게 한다

난 욕망에 충실한 그녀보다 항상 참는 그녀의 모습이 익숙해서 그런지 마음이 아프다

포레스트 휘테커는 물리적인 부분을 떠나더라도 프레임에 무게감을 주는 남자다

특히 그의 딕션은 그가 확연히 다른 배우들과 구분되는 지점이다


언어가 결국 세계를 정의하고 지배한다

우린 언어로 상대방에 대해 평가할 수 밖에 없다

언어의 힘에 대해, 그리고 그보다 더 큰 소통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강한 언어임에도, 소통에서는 언어가 오히려 벽이 되기도 한다

언어를 넘어서 아예 존재 자체로 소통하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언어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싫어하던 언어학 공부와 더불어서 아예 소통 자체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드니빌뇌브의 다음 행보는 반드시 더 나아갈 것이다.

그는 정말 영화 대 영화로 엄청난 승부를 걸고 있음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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