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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조용한 가족 (The Quiet Family , 1998)

 

너무 예전에 봐서, 거의 새롭게 본 느낌이다.

김지운 감독의 영화 중 '달콤한 인생'을 가장 좋아한다.

문득 그의 초기작들을 다시 보고 싶어서 보게 되었다.

 

김지운 감독은 거의 모든 장르를 자기 스타일로 풀어내는 몇 안 되는 감독이다.

그의 영화는 장르로 묶이기 보다 '김지운'이라는 이름으로 묶인다는 것이 그 증거이다.

 

그의 초기작은 설정의 힘을 빌린, 거의 희곡이 가까운 느낌이다.

연극으로 올려도 충분히 어울리겠다 싶은 소동극이다.

개연성을 의심할 시간에 밀어붙이고, 캐릭터의 전사나 성격을 설명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방식이 좋았다.

 

최민식과 송강호를 한 장면에서 보는 것도 흥미롭지만, 가장 흥미로운 것은 고호경이다.

지금 봐도 정말 보기 드문 유니크한 색을 가진 배우이다.

'버팔로66'에 나오는 크리스티나리치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최근에 스크린으로 보기 힘들다는 것이 아쉽다.

 

누군가는 말한다.

데뷔작은 감독의 인생 전체 기간 동안 준비한 작품이라고.

확실한 것은 김지운 감독은 찍으면 찍을수록 자기 자신에 대해 좀 더 확신을 해나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의 시작점에 있는 '조용한 가족'을 보면서 그가 얼마나 많은 성찰을 통해 영화를 찍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