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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에브리바디 원츠 썸!! (Everybody Wants Some!! , 2016)

 

평범한 캠퍼스코미디가 될 수도 있는 영화이다.

그런데 감독이 리처드 링클레이터이다.

그의 가장 큰 강점은 수다에 있다.

 

그가 비포 시리즈에서 보여준 것과 마찬가지로, 엄청나게 많은 수다가 나온다.

게다가 이들이 떠는 수다들에는 영양가가 하나도 없다.

마약, 여자에 대한 이야기가 시종일관 오간다.

 

영화 마지막에 역사학 교수가 칠판에 '자신의 한계는 자신이 정한다'라고 적는다.

이들의 쓸데없어 보이는 수다와 이 말이 닿는 순간 이들의 수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꿈에 대해 걱정하는 방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각 잡고 앉아서 공부한다고 그것이 꿈에 대한 탐험일까.

순간순간 본능에 충실한 것 또한 꿈에 대한 탐험이다.

이 순간이 다신 오지 않을 것처럼 매순간 욕망에 충실한 것.

 

불편하기보다 부러운 마음이 솔직히 더 컸다.

나의 청춘은 스스로를 제약하느라 해서는 안 될 일이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저런 대학생활을 했다면 지금의 나는 얼마나 다른 모습이었을까.

 

음악과 의상이 중요한 영화이다.

'싱 스트리트'와 마찬가지로 음악과 빈티지한 의상의 조합이 청춘에 대한 거대한 단서처럼 등장한다.

분명 촌스러울 수 있는 의상들인데 어찌나 매력적으로 보이던지.

엔딩크레딧에서 배우들이 돌아가면서 랩을 하는 장면도 위트 있다.

 

생각하면 비포 시리즈는 연인이 있는 사람들끼리 타지에서 하는 연애이다.

엄연히 말해서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지만, 리처드 링클레이터는 항상 그러한 것에 대해 천연덕스럽게 무시하고 본능적으로 다가가고, 심지어 낭만적으로 그 분위기에 취하게 만든다.

이 영화에서도 남자주인공이 흥청망청 다른 여자들과 놀다가도 영화 후반부에 한 여자에게 마음을 두고 접근하는 그 부분에서는 대사 하나하나도 낭만적이다.

뻔할 수 있는 요소에 특별한 리듬과 분위기를 넣는데 있어서 리처드 링클레이터는 무척이나 능숙하다.

 

나는 더 이상 나의 청춘에게 미안해하고 싶지 않다.

내가 나 자신의 욕망 앞에 얼마나 솔직해질 수 있을지 많은 질문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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