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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미 비포 유 (Me Before You , 2016)

 

각본에 스콧 뉴스타드터, 마이클 H웨버가 참여했다.

이 두 사람은 이전에 '500일의 썸머'와 '안녕, 헤이즐'에도 참여한, 로맨틱코미디에 능한 각본가들이다.


'미비포유'는 국내에서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내게는 마냥 작위적으로 느껴진 영화이다. 

안락사와 사랑이라는 두 테마 중에 하나에 방점을 찍었어야 했다.

물론 안락사에 집중한다고 해서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의 '씨인사이드'가 되거나 사랑에 집중한다고 해서 각본가들의 전작인 '500일의 썸머'나 '안녕,헤이즐'의 정서가 느껴질지는 모르겠다.


엔딩에서 남자의 선물은 그 가치를 낭만으로 포장하기에는 너무 현실적이고 자본 안에 귀속되어 있다.

물론 좋았던 장면들이 있다.

결혼식장에서 휠체어에 함께 앉아서 춤을 추는 장면은 매혹적으로 느껴졌다.

모두들 자신들을 보고있음에도 서로에게만 집중하는 그 정서가 좋았다.

오히려 이런 장면들이 영화를 채워줬다면 어땠을까.


몸이 불편한 것은 결국 사랑하는 이에게 해줄 수 없는 일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사랑하는 이이게 어떤 이유에서든 해줄 수 없는 일이 생길 때 느껴지는 결핍의 감정을 떠올리게 한다.

받기만 하는 사랑을 온전히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해줄 수 없는 일이 늘어난다는 것은 참지 못할 갈증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순간을 사랑하지만 떠난다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안락사를 다루는 방식이나 엔딩에서의 선물이 상징하는 것이나 너무 간편한 방식으로 다루어서 아쉽다.

사랑을 보여주기 위해서 각종 소재를 도구적으로 쓴다고 말하기에는, 사랑에서 환경이 차지하는 요소가 너무 크다.

손쉽게 자본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방식이 이 영화가 그나마 존재했던 사랑스러운 장면과 낭만조차 희석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