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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나의 소녀시대 (我的少女时代 , Our Times , 2015)

 

 

이런 영화를 설명하는 것이 제일 힘들다.

짜임새에 있어서는 빈틈 투성이다.

클리셰로 가득하고, 작위적인 전개, 과잉된 대사들.

 

그래서 더 무서운 영화이다.

이러한 문제들이 노골적임에도 마음을 빼앗기에 된다.

수많은 단점들을 보듬을 수 있는 거대한 매력을 가진 영화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오히려 이렇게 단점이 뻔히 보여도 큰 매력 앞에 마음을 뺏길 때가 많지 않던가.

 

지극히 보편적이면서도 특별하다고 우기는 영화들이 있다.

야망은 큰데 짜임새도 진심도 부족한 아트필름(을 지향하지만 실패한) 영화들의 태도가 대부분 그렇다.

'나의 소녀시대'는 솔직함이 미덕인 영화이다.

감독조차도 부족한 부분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듯한 태도가 영화에 묻어난다.

제작자인 유덕화의 안목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청춘영화인만큼 두 배우의 힘이 크다.

특히 왕대륙은 앞으로도 기억해야할 배우이다.

마스크 자체가 청춘영화와 딱 맞는다.

 

연애에 대해 엄청나게 현실적으로 접근한 영화들이 많다.

실제로 연애는 빛나는 순간보다 지리멸렬하고 힘든 순간들이 더 많다.

그럼에도 우리는 연애에 대해 계속해서 환상을 품고 반짝이는 모습으로 기억하고 싶어한다.

 

'나의 소녀시대'는 그러한 관객들의 욕망을 잘 잡아냈다.

우리가 연애라는 판타지에서 목격하고 싶은 순간들을 모았다.

영화로 목격한 판타지의 순간이 몰입을 통해 일상과 맞물려지는 순간 영화에 대한 감흥은 터지게되어있다.

덕분에 '나의 소녀시대'는 보고나면 영화 속 연애를 목격한 느낌보다, 관객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연애를 체험한 느낌을 준다.

 

빈틈이 많음에도 사랑에 빠지게 하는, '나의 소녀시대'는 영화 속 주인공을 쏙 빼닮은 매혹적인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