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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

님포매니악 볼륨 2 (Nymphomaniac: Vol. II , 2013) 감독판의 분량은 역시 무시무시하다.전편이 2시간 30분인데, 2편은 3시간짜리다.도대체 극장개봉판은 얼마나 많은 분량을 자른건가.실질적으로 5시간 30분짜리 장편을 본거다.이렇게 절대적으로 긴 분량의 극은 처음 보는듯. 라스폰트리에 감독에게 내가 무엇을 바라는지에 대해 좀 더 명확히 알게 된 계기가 됐다.전편이 우마서먼이었다면, 후속편은 미아고스다.미아고스의 표정들을 잊을 수가 없다.전편이 스테이시 마틴 위주였다면 후속편은 샤를로트 갱스부르 위주이지만, 그들이 아무래도 나레이터 역할도 하나보니 다른 인물들에 더 눈이 갔다.월렘데포는 분량이 짧아서 아쉬웠고, 장마르바는 짧은 분량에서도 인상적이다.제이미벨은 '빌리엘리어트'의 아이가 이 영화 속 배역처럼 성장했다고 상상하며 보니 굉장히 흥미로워졌다.무슨 일이.. 더보기
님포매니악 볼륨 1 (Nymphomaniac: Vol.1 , 2013) 감독확장판으로 2시간 30분짜리 버전으로 봤다.영화 절반부까지는 그리 큰 감흥 없이 봤다.라스폰트리에다운 장면도 있었지만, 내가 그에게 기대하던 감성은 전반부에 많지 않았던 것 같다.아마도 전사에 해당하는 부분이기에 그렇겠지만.색정광이라는 설정 자체가 워낙 강하다보니, 연출로 그 소재를 이기기도 쉽지 않고. 그런데 우마서먼이 나오는 부분에서 에너지가 터진다.라스폰트리에의 영화를 보면서 내가 기대했던 정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도그빌'에 열광할 수밖에 없던 그 감흥을 느꼈다.끔찍한 순간에 냉철하게 대상을 응시하는 인물, 이번엔 그런 인물로 우마서먼이 나온다.'킬빌' 이외에 그녀에 대해 기억하는 작품이 거의 없는데,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크리스찬 슬레이터도 눈에 띈다.'장미의 이름'이나 '트루로맨스'는 전자.. 더보기
더 스퀘어 (The Square , 2017) 루벤 외스틀룬드의 영화는 불편하다.그리고 이 불편함은 영화적으로 굉장히 좋은 체험이라고 생각한다.현대인의 위선에 대해서 이렇게 세련된 방식으로 풀 수 있는 감독은 몇 안 된다.'포스마쥬어'도 그렇고, '더 스퀘어'도 중간에 삽입된 음악들이 인상적이다.분위기를 완전히 환기시키는 음악들,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모르겠는 묘한 감흥을 주는 음악. 클라에스방이 훤칠하게 잘 생긴 덕분에 위선적인 캐릭터가 더 잘 어울렸다.큐레이터라는 직업과 전시회라는 배경도 너무 적절했다.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을 어디까지 불편하게 할건지,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광고대행사의 문제의 pr영상 제작이나 청중이 모인 자리에서 행위 예술을 보여주는 테리 노터리가 연기한 캐릭터나 관객들이 논의할 화두에 .. 더보기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 (Force Majeure , Turist , 2014) 제목이 무슨 뜻인가 했는데, 찾아보니 '포스마쥬어'는 불가항력을 뜻한다.이 영화는 불가항력으로 인해 생긴 사건의 파장에 대해 말한다.'플레이'보단 세련되었지만, 루벤 외스트룬드의 관심사가 사람들의 위선임을 두 편만으로도 알 수 있다.'플레이'에서 사건의 단면만 보고 소년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어른이 짧게 등장했다면, '포스마쥬어'에는 그런 어른들이 전면에 나선다. 스키장의 아름다운 풍광과 인물들의 심리가 이루는 대비가 좋았다.스키장 풍경은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운데, 인물들의 갈등은 숨막힐 지경이다.비발디 '사계'가 등장할 때마다 불안감이 고조된다.루벤 외스트룬드는 전형적인 설정을 영리하게 사용한다고 느꼈다.기존에 존재했던 것의 의미를 재구성하는 것에 탁월한 감독이다. 인물들을 보며 공감 혹은 반성하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