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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

이스턴 프라미스 (Eastern Promises , 2007) 데이빗 크로넨버그는 그 어떤 장르 안에서도 자신의 스타일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감독이다.'폭력의 역사'와 쌍둥이 같은 면이 존재하는 영화인데 '이스턴 프라미스'는 좀 더 느와르 성격이 짙다.가장 현대적인 '대부'를 보는 느낌이다. 선악만큼 '이스턴 프라미스'에서 중요한 설정은 가족이다.애초에 나오미왓츠가 사건에 개입하게 된 것도 병원에서 출산 후 죽은 여성의 일기장을 발견하며 시작된다.자신에게 한업이 아름다운 아기에게 행복을 주고 싶고, 그 행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여로 러시아어로 된 그 일기를 번역하려 하면서 모든 사건이 시작된다. 배우들의 앙상블만으로도 매력적인 영화다.나오미왓츠와 뱅상카셀, 아민퓰러스탈의 연기가 충분히 좋았음에도 비고 모텐슨의 존재감이 너무 압도적이다.비고 모텐슨은 '폭력의 .. 더보기
델타 보이즈 (Delta Boys , 2016) 이탈리아 가는 아랍에미레이트항공 비행기 안에서 봤다.외국항공사들이 한국영화를 선정할 때 그 기준이 무엇일지 궁금해졌다.상업영화들 사이에서 '델타보이즈'가 반가워서 더욱 그랬다. '델타보이즈'는 저예산이라서 화제였는데 예산을 떠나서도 잘 짜여진 영화다.각본에 배우들을 맞추기보다 배우들이 상황만 가지고 합을 맞춘 느낌이 나고, 인물 중심으로 최소한의 공간 안에서 잘 풀어낸 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캐릭터를 잘 짠 영화라기보다 배우들의 매력을 캐릭터화 시켰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다.전사를 굳이 설명하기보다 각각의 특성에서 유추하게 하고, 캐릭터마다 독특한 헤어스타일과 의상도 한몫 한다. 각각의 사연을 가지고 중창단을 만들고 공장이나 옥탑방에서 연습하는 것도 재밌는데, 네 배우도 좋았지만 지혜역을 맡은 윤.. 더보기
신과 함께 - 죄와 벌 (Along With the Gods: The Two Worlds , 2017) '신과 함께'는 강풀 작가의 원작으로 제작한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떠올린다.영화 자체에 몰입하기보다 웹툰원작의 감동을 계속해서 건드려주는 단서들이 잘 배치되어서, 영화가 아닌 웹툰이 떠올라서 감정적으로 울림을 주는 부분들이 많았다.웹툰의 울림이 컸기 때문에 영화의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는 느낌이었다.그러므로 원작웹툰을 안 본 이들에게 이 영화의 빈틈은 더 크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감정적으로 울리려는 장면들은 관객들이 알고도 당할 만한 신파의 정서를 충실하게 따르고 있고, 웹툰의 잔상까지 남아서 울림을 준다.예상가능한 울림이라 감흥이 덜한 것은 어쩔 수 없다. 김용화 감독은 영화 안에서 기술과 서사 중에 기술을 선택했다.서사를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한 기술이라기보다는 기술과 서사가 따로 가서 섞이지 않는 느.. 더보기
트윈픽스 시즌3 (Twin Peaks 3 , 2017) 데이빗 린치의 최근작을 보고 싶은데 2017년에 시즌3가 나와서 뒤늦게 트윈픽스 시리즈를 시작하게 되었다.결론부터 말하자면 트윈픽스 시즌3는 걸작이다.데이빗 린치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 트윈픽스 시리즈에 열광하던 이들 모두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 되었다. 트윈픽스 시즌1,2의 이야기를 25년이 지난 뒤에 그대로 이어서 전개한 그 배짱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이전 시리즈에 대한 향수가 강한 팬들을 위한 최고의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배우들의 얼굴에 묻어난 세월을 보면서 트윈픽스 시리즈와 함께 세월을 보내왔다는 느낌이 단숨에 느껴지는데 그것이 유대감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이전의 단서들을 회수하는 동시에 새로운 에피소드를 전개해나가는 각본에 감탄하게 된다.애초에 시즌3의 내용까지 기획한 것인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