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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3

언어와의 작별 (Adieu au langage, Goodbye to Language, 2013) 국립현대미술관은 정말 좋은 곳이다. 대학생은 무료이기에 더더욱 좋은 곳이다. 게다가 '막간'이라는 프로그램은, 국내에서 개봉도 안 한 작품들까지도 큰 스크린으로 상영해주고 있기에 아주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언어와의 작별'은 국내에서 개봉도 안 했고. 촬영감독의 GV까지 있어서 찾아갔다. 이전에 봤던 영화들 모두 관객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에는 GV덕분인지 120석이 꽉 차서 사람들이 계단까지 꽉 찬 상태로 영화를 봤다.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많은 관객들이 나갔다. 상영 도중 이렇게 많은 관객들이 나가는 영화도 처음 봤다. 3D영화이고 촬영감독이 상영 전에 이 영화를 이해하려고 하지 말라고 당부했는데, 당부한 이유가 있었다. 애초에 이해를 할 수가 없는 방식의 영화이다. 아니, 장뤽.. 더보기
신의 소녀들 (Dupa dealuri, Beyond the Hills, 2012) 내게 루마니아는 특별한 나라이다. 뱀파이어보다는 크리스티안 문쥬로 기억되는 나라이다. 그의 '4개월, 3주... 그리고 2일'은 완벽에 가까운 걸작이다. 서늘함이 얼마나 생생하게 연출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의 차기작인 '신의 소녀들'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좋은 작품이다. 루마니아 사회를 풍자하는 집단이 등장하고, 그 세계 속에 방황하는 여성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은 전작과 동일하다. 크리스티안 문쥬 감독의 영화 속 여성들을 바라보면 답답하다. 집단의 폭력에 의해서 그 여성이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무척이나 적기 때문이다. '신의 소녀들은' 칸영화제에서 각본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는데, 여우주연상을 받은 두 주연배우는 이 영화가 첫 영화인데 엄청난 연기를 보여준다. 다르덴 형제와 크리스티안 문.. 더보기
영 앤 뷰티풀 (Jeune et jolie, Young & Beautiful, 2013) 걸작이라고는 못하겠다. 하지만 계속해서 떠오를 영화이다. 좋은 이미지로 가득한 영화이다. 프랑소와오종의 스타일이 명확하게 드러난 영화이다. 주인공인 마린팩트만으로도 이 영화는 가치가 있다. 영화 마지막에 침대에서 부스스 일어어서나 본 그녀의 표정은 사람을 울컥하게 하는 힘이 있다. 모델 출신인 그녀는 자신을 상품화하는 것에 익숙하다고 말했다는데 그 말이 슬프게 들렸다. 이 영화에서 그녀는 자신의 매력을 A부터 Z까지 다 보여준다. 우리는 젊음을 어떤 식으로 소비하고 있을까. 우리는 아름다움을 어떤 식으로 소비하고 있을까. 젊음은 누구에게나 있고, 젊은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젊은 시절의 일탈을 막으려는 것은, 어쩌면 그 시절의 일탈이 무척이나 아름답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영화 속 소녀는 몸을 팔며 성장한.. 더보기
천주정 (天注定, A Touch of Sin, 2013) 주말의 삼청동은 꽃과 사람으로 가득하다. 국립현대미술관을 처음으로 가보았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붉은 건물을 향해 사람들 사이로 황소처럼 달려갔다. 미술관 안에 있는 극장임에도 스크린이 굉장히 커서 놀랐다. 지아장커의 영화를 버틸 지구력이 있을까 걱정했지만, 무협영화의 형식을 가져왔다는 말에 용기를 얻어서 보게 되었다. 잘 만든 영화이다. 영화에 대해 말할 때 여러 영화를 묶어서 함께 말하는 걸 좋아한다. 그동안 소노시온의 '자살클럽'과 구로사와기요시의 '큐어'를 항상 함께 말해왔는데, 이젠 그 목록에 '천주정'을 포함시켜서 함께 말할 것이다. 이 사회가 어떻게 한 개인을 미치게 하고, 서로 물고 뜯게 하는지에 대해 말하는 영화들이다. 지아장커 감독의 실제로 중국에서 일어난 네 개의 사건을 토대로 만든 영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