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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

이미테이션게임 (The Imitation Game, 2014) 손보미의 단편소설 '과학자의 사랑'이 언젠가 영화로 제작되기를 꿈꾸고 있다. 완벽에 가까운 이론을 만드는 과학자에게 이론적 결함이 생기는데, 그 결함이 바로 사랑일 때에 대한 소설이다. 영화화되면 어떤 분위기가 될지 자주 상상하는데, 그 분위기와 매우 흡사한 영화가 나왔으니 바로 '이미테이션 게임'이다. 앨런튜링은 영화 같은 삶을 살았던 사람이다. 그의 삶을 그냥 나열하기만 해도 영화신작 시놉시스를 보는 느낌이 들 정도로 흥미롭다. 많이 알려진 인물이라 서사의 한계가 뚜렷함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지루하지 않았던 이유는 감독이 영화의 리듬을 잘 짜놓은 것도 있지만, 베네딕트컴버배치 덕분이다. 사실 드라마 '셜록' 시리즈보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속 게이요원으로 그를 기억하고 있던터라, 영화에 몰입하.. 더보기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Kingsman: The Secret Service , 2015) 내게 매튜본의 시작은 '킥애스'이다. 사실 '킥애스' 전에 나온 '스타더스트'는 별 감흥없이 봤다. 거대한 농담을 좋아하는 내게, '킥애스'는 그야말로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작품이다. 시끄러운 팝음악과 귀여운 소녀의 칼질이 섞였을 때의 B급 감성은 내게 최고 수준의 유희이다. 브라이언싱어가 아닌 엑스맨을 상상할 수 없었던 내게 '엑스맨:퍼스트클래스'는 그런 나의 생각을 완전히 바꾼 작품이 되었다. 매튜본은 액션에만 능한 감독이 아니라, 뻔한 영웅의 서사를 매혹적으로 그려낼 수 있음을 엑스맨을 통해 보여준다. '킥애스'와 '엑스맨:퍼스트클래스'를 통해 증명해낸 것들을 합쳐서 엄청난 오락영화가 한 편 탄생했으니, 그것이 바로 '킹스맨'이다. 누가 봐도 지금은 히어로영화의 최전성기이다. 금방 휘발되는 감흥을 .. 더보기
무게 (The weight, 2012) 내 몸이 원망스러울 때마다 춤을 추고 싶었다. 이런 저질스러운 몸으로 무슨 춤이냐, 그렇게 자책하며 춤이 내게는 이룰 수 없는 판타지처럼 느껴지는 그 순간에, 춤을 추고 싶었다. 인생의 절반 이상은 뚱뚱한 모습으로 살았고, 그 기간동안 내 몸을 원망했고, 춤을 추고 싶었다. 내 자신의 게으름 같은 것을 탓하기에는 외적으로 신경 쓰이는 것이 너무 많은 사춘기였다. 결국 단 한 번도 춤을 추지 않았고, 내 몸이 어떤 모습인지와는 상관없이 이젠 그것이 당연한 사람이 되었다. '무게'는 사람이 짊어지고 태어나는 몸의 무게에 대한 영화이다. 등에 거대한 혹이 난 남자, 일그러진 얼굴의 남자, 여자가 되기를 원하는 남자가 나온다.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결정된 자신의 몸으로 인해 삶의 거대한 무게감을 느낀다. 눈과 .. 더보기
이영훈 - 무얼 기다리나 (feat. 조원선) 그냥 생각 없이 이렇다 할 뜻도 없이 쉼 없이 웃으며 떠드는 이들을 가만히 두리번거리다 문득 내 곁에 당신이 없다는 생각에 주위는 온통 그대로 가득 차 당신은 무얼 기다리나 아무도 찾지 않는 밤 할 말이 더 남아 있나 더 이상 닿지 않는 마음 그저 별일 없이 이렇다 할 걱정 없이 쉼 없이 지나간 하루의 끝에서 가만히 두리번거리다 문득 당신 곁에 내가 없다는 생각에 주위는 온통 그대로 가득 차 당신은 무얼 기다리나 아무도 찾지 않는 밤 할 말이 더 남아 있나 더 이상 닿지 않는 마음 당신은 무얼 기다리나 아무도 찾지 않는 그런 너의 밤 할 말이 더 남아 있나 더 이상 닿지 않는 마음 마음 마음 마음 마음 마음 빈방을 한숨으로 가득 채우는 시간들. 사람의 숨을 막히게 하는 것도 결국은 사람의 숨이다. 갈구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