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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

빅히어로 (Big Hero 6, 2014) 디즈니와 마블의 합작. 당연히 그 영향력 밑에 있는 수많은 텍스트들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특유의 멋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베이맥스라는 캐릭터 덕분이다. 디즈니에게 완전 새로운 창작을 바라지 않는다. 그저 지금처럼 사랑스러운 변주를 보여주기를 바랄 뿐. 더보기
결국, 낭만 1. 밤의 일본 민트페이퍼에 올라온 글 중에, 뮤지션이 추천한 2014년의 앨범에 대한 글이 있었다. 소란의 고영배가 '공기공단'이라는 팀의 '음가순여1'이라는 음반을 추천해서 들어봤다. 술 마시고 들으면 울게 되는 효과가 있는 앨범이라고 했다. 술 마실 일이 별로 없어서 울지는 않았으나, 밤에 들으면 더 좋은 음악임에 틀림 없다. 일본노래를 거의 안 듣는다. 일본어의 어감이 예쁘다고 느낀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일까. 일본음악을 듣는 밤이라니, 어색하다. 익숙한 것들 사이에서 사는 게 편한지라, 이렇게 불쑥불쑥 낯설고 어색한 것이 내 삶에 진입했을 때 느껴지는 그 기운이 좋다. 좋은 밤이다. 2. 정리 결벽증에 걸린 것처럼 이것저것 정리를 했다. 원래 하나 정리하기 시작하면 다 뒤집어서 모든 것을 끝내야.. 더보기
나의 사랑 나의 신부 (My love my bride, 2014) 첫사랑이란 내가 지금 사랑하는 사람의 첫 번째 모습이다. 인상적인 말이다. 어제 본 '나를 찾아줘'와 이 영화까지, 이틀 연속으로 영화를 보며 든 생각이라면, 결혼은 미친 짓이다! 더보기
나를 찾아줘 (Gone Girl, 2014) 데이빗 핀처의 최고작을 물으면 그의 가장 최근작이라고 답하면 된다. 어차피 걸작을 만들 감독이기에, 그가 최대한 많은 아이템을 건드렸으면 좋겠다. 영원히 '오만과 편견' 속 모습으로 기억될 줄 알았던 로자먼드 파이크의 멍한 표정이 좋았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얼굴은 비어있는 얼굴임을 다시 한 번 느낀다. 벤 에플렉의 억울한 표정은 이 영화를 보고 느끼는 씁쓸함의 출발점이다. 사실이 무엇인지가 중요한 세상이 아니다. 누가 더 그럴 듯하게 사실처럼 보이는 이야기를 하느냐가 중요한 세상이지. 풍요로운 이야기로 가득한 세상이다. 진실처럼 보이는 것들로 가득차서, 진짜 진실이 무엇인지도 잊어버린 세상이다. 결혼에 대해 환상을 품어본 적이 거의 없다. 어느 순간부터는 아예 결혼을 지옥불에 뛰어드는 것처럼 생각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