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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

내일을 위한 시간 (Deux jours, une nuit, Two Days One Night, 2014) 씨네큐브에서 상영하는 영화를 시사회 당첨을 통해서 본 것은 처음이다. 다르덴 형제를 정말 좋아하지만, 극장에서는 처음으로 그들의 영화를 봤다. 다르덴 형제가 던져주는 딜레마를 좋아한다. 특히 '로제타'를 비롯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져야할 윤리에 대해서 말할 때 느껴지는 감흥이 크다. '내일을 위한 시간'는 참으로 보편적인 이야기이다. 자본주의의 모순과 딜레마에 대해서 이렇게 단순한 서사로 호소력 있고 명징하게 말하는 영화가 몇이나 될까. 보편의 이야기가 호소력을 얻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지 예상되기에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이 영화는 온전히 마리옹 꼬띠아르의 영화이다. 처음에 포스터에 나온 마리옹 꼬띠아르를 보고 다르덴 형제의 이름이 잘못 찍힌 줄 알았다. 다르덴 형제의 영화에 최초로 A급 .. 더보기
언더 더 스킨 (Under The Skin, 2013) 도서정가제 전에 책들을 마구마구 산 덕에 알라딘에서 영화할인권을 받았다. 얼른 할인권을 써야겠다는 생각에 예매가능한 영화들 보다가, 우연히도 이 영화를 발견했다. 연말이라서 올해의 영화 리스트들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언더 더 스킨'이 1위인 경우가 많다. 게다가 상영이 끝나고 평론가들의 좌담도 있다고 해서 보러갔다. 서울아트시네마는 항상 가야겠다고 마음 먹고, 이날에서야 처음 갔다. 조나단 글레이저는 두 남녀가 벽을 뚫고 계속 달려나가는 리바이스 광고로 유명한 사람이다. 뮤직비디오와 광고를 많이 찍다보니 장면이 기본적으로 감각적이다. 내가 좋아하는 이동진 평론가도 올해의 영화 1위로 뽑은 작품이지만, 내게는 그 정도는 아니었다. 신선하고 감각적이다. 딱 그 정도이다. 전반부가 좋았다. 시작부터 화이트스.. 더보기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Kirschbluten - Hanami, Cherry Blossoms - Hanami, 2008) 올해에 개봉한 영화는 아니지만, 올해 가장 인상적으로 본 영화이다. 시사회 응모를 하려고 곰플레이어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곰티비 무료영화 목록에 이 영화가 있었다. 마침 구하기 힘든 영화라서 봤다.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은 우연한 만남을 통한 치유에 대해 말한다. 나는 우연히 이 영화를 만났고 치유받는 기분을 느꼈다. 낯선 사람을 원하는 이유도,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이유도 결국은 같다. 치유받고 싶은 것이다. 덜 외롭고 싶고, 보호받고 싶은 것이다. 분위기로 보자면 영화는 세 부분으로 나뉜다. 부부가 함께하는 부분, 남자가 홀로 남은 부분, 소녀가 나타난 부분. 처음은 '세상의 모든 계절'을 연상시키는 다정하고 돈독한 부부가 나오고, 홀로 남은 남자는 '어바웃 슈미트'의 잭니콜슨을 연상시키고, 소녀.. 더보기
버진 스노우 (White Bird in a Blizzard, 2014) 오랜만에 시사회에 다녀왔다. 건대롯데시네마에서 '버진스노우'를 봤다. 영화에 대한 지구력이 떨어져서 여전히 걱정이다. C열이어서 목을 살짝 들고 보느라 졸지는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여자주인공 두 명이 너무 예뻐서 잘 수가 없었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영화를 보러 갔다. 포스터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는 영화를 보며 좀 어리둥절하기도 했다. 성숙해져가는 소녀의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이야기가 좀 산만하다. 아주 전형적인 이야기들이 산만하게 흐르다보니 갸우뚱하게 되는 부분이 많다.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다. 쉐일린 우들리는 이 작품을 통해서 처음으로 봤다. 전형적일 수 있는 이야기에 그나마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쉐일린 우들린의 매력 덕분이다. 아마 이 영화를 보는 이들이 있다면, 그 이유의 팔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