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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

얼굴 표정 1. 얼굴 전에는 사람의 웃음을 봤다. 웃음을 봤고, 웃음을 믿었다. 이제는 사람의 무표정을 믿는다. 표정이 없을 때, 그 얼굴이 가장 진실하다고 믿는다. 무표정을 연습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웃음을 연습하는 것보다도 훨씬 힘든 일이다. 웃음이 몸이라면 무표정은 마음 같아서, 단련이 힘들다. 결국에는 힘들어서 그냥 실없이 웃는다. 내 무표정은 너무 솔직하다. 2. 표정 누군가가 날 좋아해주던 시절, 그 시절 그 사람의 표정을 안다는 것. 더보기
경주 (Gyeongju, 2013) '경주'는 죽음에 대해 은유적으로 말하는 영화이다. 무척이나 정적이고, 호불호가 많이 갈릴 영화이다. 경주에는 릉이 많아서 집 앞에 릉이 있는 경우까지 존재한다. 영화 속 경주에서 만난 여인들은 남들보다 죽음에 대한 감수성이 예민한 이들이다. 주인공은 오토바이사고를 눈 앞에서 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추격을 당하기도 한다. 이런 경주의 풍경은 말한다.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죽음을 품고 살아가는 것임을. 장률 감독이 아니라 홍상수 감독의 영화인가 싶지만, 주인공의 태도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 분명 욕망을 동력 삼아 움직이는 것은 비슷하지만, 그 욕망의 출처가 홍상수 영화와는 좀 다르다. 박해일은 이 영화의 러닝타임을 견딜 수 있는 이유이다. 그가 연기하지 않았다면 이 정적인 영화에 리듬이나 위트가 아예 존.. 더보기
김거지 - 밤이라 그래 거리에 버려진 사람들의 마음 조금은 구겨진 사람들의 표정들 그 앞에 멈춰진 내 발걸음 소리 조금은 무뎌진 내 뺨 속 온기가 말해 밤이라 차갑다고 밤이라 어둡다고 밤에게 말을 걸어 갖가지 핑계를 대고 밤이라 그랬다고 밤이라 미안하다고 핑계를 대며 내 맘 한켠 미소 짓는 너를 불러 보내 밤이라 그래 밤이라 그래 내 맘이 조금 아픈건 밤이라 그래 밤이라 그래 너에게 전화를 건 건 밤이라 차갑다고 밤이라 어둡다고 밤에게 말을 걸어 갖가지 핑계를 대고 밤이라 그랬다고 밤이라 미안하다고 핑계를 대며 내 맘 한켠 미소 짓는 너를 불러 보내 밤이라 그래 밤이라 그래 내 맘이 조금 아픈건 밤이라 그래 밤이라 그래 너에게 전화를 건 건 밤이라 그래 밤이라 그래 내 맘이 조금 아픈건 밤이라 그래 밤이라 그래 너에게 전화를 .. 더보기
윤종신 - NO Schedule 한밤중에 늦은 친구 전화에 머뭇거림없이 문을 나서고 헤어질무렵이 마냥 아쉬워 애꿎은 친구만을 붙잡는 새벽 잠을 깨면 어제와 같은 점심 미각둔해져버린 예전 추억 샤워 물줄기가 씻어주는 건 겉에만 보여지는 옅은 초췌함 니가 떠나간 뒤에 내게 사라진 것들 하루의 준비들과 꿈을 기대하는 밤 비어버린 시간들 너없이 채우려 해 무얼 해야하는지 아무 계획도 없는 이별 뒤 집을 지나쳐서 계속 걸었지 뻔한 내 방안이 너무 싫어서 길은 돌아오기 너무 멀어서 또한번 애꿎은 친구를 찾는 밤 니가 떠나간 뒤에 내게 사라진 것들 하루의 준비들과 꿈을 기대하는 밤 비어버린 시간들 너없이 채우려 해 무얼 해야하는지 아무 계획도 없는 이별 뒤 다시 돌아가는 길 택시 속 멜로디에 창을 내리면 바람 날리는 불빛처럼 흩어지는 기억들 새벽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