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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

소금호수 1. 차악 최악인 사람들이 있다. 함께 말 섞기도 싫은 인간들. 이 사람이 내 뿜는 이산화탄소를 내가 먹어야한다는 사실에 화가 나는, 그런 사람들. 물론 나도 누군가에게는 그런 사람일 수 있겠지만. 정말 최악인 것은, 내가 그런 사람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그 증오의 지점이 내게서 발견될 때이다. 그때는 정말 답이 없다. 항상 최악을 피하고 차악을 만났다며 안심하는 삶에서, 그 순간 나는 그렇게도 외면하던 최악을 발견한다. 영화 '히든'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자기 앞에서 죽은 누군가를 잊기 위해 극장으로 달려가는 장면이. 자신 때문에 누군가 죽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라는 극적인 매체로 그 기억을 덮으려는 장면이. 어쩌면 그래서 나는 영화를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극적인 영.. 더보기
라디(Ra.D) - 아직도(0416) 거칠던 파도가 잦아들어 맑게 갠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어 아직도 모든 게 어색하기만 해 언제라도 널 볼 수 있을 것만 같아 이렇게 아직도 모든게 어제처럼 여전히 아른 거려 너의 웃는 그 모습 언젠가 다시 널 만나면 꼭 안고서 보내지 않을게 석양으로 붉게 물들어가는 바다를 보며 널 기다려 오늘도 이렇게 생각한 적 없어서 준비하지 못했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오늘도 기다리는 게 난 더 익숙해 내게는 아직도 이렇게 아직도 모든게 어제처럼 여전히 아른 거려 너의 웃는 그 모습 언젠간 다시 널 만나면 꼭 안고서 왜 좋은 것만 기억날까 싶은데, 좋은 것 밖에 없었다. 나쁜 게 없는 사람이니까. 더보기
군도 (KUNDO : Age of the Rampant , 2014) 윤종빈 감독은 메세지 있는 상업영화를 찍는 것에 대해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던 차에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했다. 지쳐있던 그의 상태를 대변하듯, '군도'는 메세지보다는 장르영화로서의 쾌감이 큰, 순도백퍼센트의 오락영화이다. 윤종빈 감독의 전작들은 사회성이 짙었다. 하지만 '군도'는 아니다. 김지운 감독의 '놈놈놈'이나 타란티노의 '바스터즈'처럼 최소한의 서사를 깔아두고 많은 볼거리와 함께 전진한다. 영화의 전사들은 나레이션으로 진행된다. 그래서인지 인물들의 정서가 갑작스럽게 움직인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인물들도 워낙 많아서 차라리 미니시리즈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느꼈다. 물론 이렇게 좋은 캐스팅으로 미니시리즈를 만들기에는 무리겠지만. 캐릭터 보는 재미가 큰 영화이고, 캐스팅도 좋았다. 특히 이성민의 연.. 더보기
명량 (ROARING CURRENTS , 2014) '명량'이 별로인 영화인데 흥행 신기록을 세운다고 해서 대중의 수준이 낮다고 판단하는 건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다. 흥행은 아무도 모르는 영역 아니겠는가.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tvn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는 것을 보며 이 영화의 제작사가 cj라는 것을 단숨에 알 수 있다. 난 '명량'을 보면서 영화에 감동한게 아니라 기획이나 마케팅에 훨씬 놀랐다. '명량'은 영화외적인 부분에서 모든 것이 잘 맞아떨어진 영화라고 생각한다. 반면 영화를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크다. 전사에 해당하는 부분이 영화의 절반을 넘길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앞부분에 지도를 통해 전사 설명하는 부분에서 후다닥 설명한 뒤에 캐릭터들 성격 대략적으로 보여주고 바로 전쟁으로 갔으면 좋지 않았을까. 이순신이라는 인물은 입에 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