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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

가장 따뜻한 색, 블루 (La vie d'Adele , Blue Is The Warmest Color , 2013) 어제 저녁부터 오늘 점심까지 세 편의 영화를 연달아서 봤다. '어바웃 타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세 편의 영화 모두 시간에 대한 영화이다. 사실 시간에 대해 다루고 있지 않은 영화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겠지만. 사랑이 성장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아마도 시간일 것이다. 함께 먹고, 시간을 나누고, 몸을 부비는 시간 말이다. 이 영화는 체험하게 한다. 영화 속 주인공 아델의 사랑을 체험한다. 러닝타임에 따라 관객들이 느끼는 사랑도 무르익는다. 서사도 굉장히 단순하다. 전적으로 인물에 집중하는 영화이다. 인물을 바라보는 시선은 시종일관 탐미적이다. 격한 감정의 영화들을 생각해보면, 그 감정을 관객들에게 체험시키기 위해 굉장히 탄탄한 토양을 만들어둔다. 이 영화는 결벽에 가까.. 더보기
루싸이트 토끼 - 너에게 가 어려운 말, 슬픈 얼굴들 행복이란 건 누구에게도 없나 봐 옷깃을 세워도 찬 바람이 스며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날, 난 너를 찾아가 넌 날 바라봐 많은 걸 말하지는 않아도 눈빛으로 답하는 널 보면 난 알게 돼 아무것도 중요치 않아 난 너에게 가 난 너에게 가 아무것도 남지 않아도 난 너에게 가 너만 있으면 돼 아무것도 중요치 않아 난 너에게 가 난 너에게 가 세상이 다 무너지는 날 그날도 너에게 가 난 너에게 가 아무것도 중요치 않아 난 너에게 가 난 너에게 가 아무것도 남지 않아도 난 너에게 가 너만 있으면 돼 네게 가 난 너에게 가 가장 따뜻한 너에게 넌 나의 길이야 내 발이 닿는 곳은 어디든 너일 거야 난 너를 걸어 넌 나의 꿈이야 내 맘이 닿을 곳은 결국엔 너인 거야 네게 날 걸어 간다, 라는 말.. 더보기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そして父になる , Like Father, Like Son , 2013) 영화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긴장했다. 이 때쯤 되면 뺨 때리는 장면이 나오겠다 싶어서였다. 하지만 통속적인 드라마에 익숙한 내게 이 영화는 코웃음치며 잔잔하게 진행된다. 릴리 프랭키가 욱할만한 상황에서도 상대방을 살짝 툭 하고 칠 때는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평화로운 극의 진행 방식에 당황하게 될 줄이야. 사실 이게 맞는 반식일 텐데.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평범한 이야기를 평범하게 풀어낸다. 그리고 그런 작법이 관객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려면 감독의 큰 내공이 필요하다. 평범을 평범하게. 단순한 진리이지만 그렇기에 더 어려운 일이다. 예전에 스쳐지나갔던 한 단막극의 줄거리가 생각났다. 친모는 아이에 무관심하고, 계모는 아이에 대한 지극정성을 보여주는데, 그것으로 인해 갈등하게 되는 이야기였다. 아마 가족을 가.. 더보기
어바웃타임 (About Time , 2013) 레이첼 맥아담스의 영화인줄 알았는데, 빌 나이의 영화이다. 아버지라는 든든한 토양 위에서 펼쳐지는 사랑 이야기이다. 리처드 커티스의 마지막 연출작이라고 하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가 각본은 계속해서 쓰겠다고 한 것이다. 리처드 커티스보다 좋은 화면을 만들 감독은 있겠지만, 그처럼 로맨틱한 이야기를 잘 쓰는 이는 드물 것이다. 워킹타이틀사의 영화라면 믿을 수 있다. 사랑스러운 여자주인공을 만드는 데 도가 튼 워킹타이틀 아니던가. 그런 워킹타이틀이 레이첼 맥아담스와 작업을 할 줄이야. '셜록홈즈2'는 오직 레이첼 맥아담스를 보기 위해서 극장에서 보았는데, 시작하고 잠깐 등장한 뒤 나오지 않아서 착찹했던 기억이 난다. 레이첼 맥아담스의 캐릭터가 그리 잘 만든 캐릭터라고는 생각 안 하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