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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인턴 (The Intern, 2015)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턴'은 좋은 드라마이다.

낸시 마이어스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일상적인 풍경을 흥미롭게 끌고 나간다.

그녀가 좋은 각본가이자 연출자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사실 전형적으로 흘러가기 딱 좋은 헐리우드 드라마이다.

뻔할 수 있는 드라마를 몇몇 설정을 통해 굉장히 효율적이고 흥미로운 리듬으로 풀어낸다.

신파적일 수 있는 부분에서 울기보다 위트를 더한 선택도 좋았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씁쓸한 뒷맛이 느껴졌던 이유는 영화 속 노인이 보여준 지혜 때문이다.

과연 현 시대에 대한민국에서 40년을 일하고 나서도 꼰대가 아니라 지혜로운 노인이 되는 것이 가능할까.

지혜로운 노인을 만난다는 것이 판타지가 되어버린 세상은 아닐까.

 

로버트드니로가 지혜로운 노인으로 등장한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서도 그렇고, 친근한 할아버지가 된 로버트드니로를 보고 있으면 기분이 묘하다.

영원히 갱스터로 남을 것 같은 그가 이젠 젠틀한 노인이 되었다.

앤 헤서웨이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때보다 신분상승한 캐릭터를 맡았다는 점이 재밌다.

두 배우의 필모그래피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바라보는 것 또한 영화만큼이나 흥미로운 일이다.

 

영화 초반에 로버트드니로가 시니어인턴 입사를 위해 동영상을 촬영하며 자신의 삶에 대해 말하는 부분에서 괜히 울컥했다.

보는 내내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생각이 났다.

외할아버지 손에 자란 내게,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항상 외할아버지였다.

 

나 또한 지혜로운 어른이 되고 싶다고 발버둥쳐도 그것이 어렵다고 자주 느끼는데, 그럴 때마다 외할아버지가 떠오른다.

외할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지금의 내게 뭐라고 조언해주셨을까.

지금도 어떤 중요한 선택을 해야할 때면 외할아버지라면 뭐라고 하셨을까, 스스로 묻곤 한다.

 

근사한 어른이 되고 싶다는 로망이 더 커지는 영화이다.

'인턴'을 통해 세상에 근사한 어른이 한 명이라도 늘어난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큰 가치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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