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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하하하



두 남자가 만나게 되고, 그 둘은 둘 다 지난 여름에 통영에 있었음을 알게 되고
함께 막걸리를 마시며 통영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 대화한다.

난 홍상수를 '해변의 여인'으로 만났다.
그 당시 그의 영화에 대해서 별 감흥이 없었다.

그의 영화가 좋아진 것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때부터였다.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모두 귀여웠다.
그가 보여준 사람들간의 관계도 흥미로웠다.

이 두 편 사이의 간격은 그리 길지 않았다.
그 사이에 내게 특별히 많은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니다.

다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전에는 내가 속물이라고 욕하고 경계하던 사람들을,
이제는 나도 속물이고 저 사람들과 결국 똑같은 놈이니까라고 체념하고 웃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하하하'의 홍상수는 여전하다.
이렇게 현실적인 로맨틱 코미디를 홍상수가 아니면 누가 만들까.
로맨틱 코미디라는 말을 붙여도 되는 것일까?
어쨌거나 커플들 나오고 웃기니 로맨틱 코미디 아니겠는가.

출연진도 굉장히 화려하다.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다 귀엽다.
특히 문소리는 심하게 웃긴다.

이내 뜨끔하면서도 우리는 그의 영화를 보고 웃게된다.
결국 우리가 우리의 치부를 보고 웃는 꼴이다.
우리가 숨기고 싶어하고 꺼려하는 이야기를 홍상수는 스크린에 풀어낸다.
게다가 유쾌하기까지 하다!

이제 그의 영화를 보아도 그리 많이 씁쓸하지 않은 것 같다.
그냥 체념하고 웃는 것 같다.
세상에 속물 아닌 사람이 어디있나, 나도 속물이지 말하면서.

근데 굳이 이런 말 안해도 이 영화 단순하게 보아도 너무 웃기다.
제목 그대로 하하하 웃으면서 유쾌하게 볼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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